사람이 만나 함께 산다는 것

  지난 4일 대학원(302동) 5층 국제회의실에서는 14년 하반기 학술조직자치위원회(이하 학자위) 학술특강이 열렸다. 학자위는 대학원 연구회들의 대표모임으로 현재 17개의 연구회가 등록되어있다. 각 연구회의 학술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매 학기 마다 학술특강과 학술연구발표회를 기획·진행한다. 이번 학자위 학술특강은 ‘대인관계-사람이 만나 함께 산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정태연 교수(심리학과)의 강연으로 진행됐다. 장성환 학자위원장(역사학과 석사과정 3차)은 개회사를 통해 “어떻게 하는 것이 대인관계를 잘하는 것이냐는 생각을 누구나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오늘 이 특강이 대인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가족, 친구, 선후배, 사제관계, 이성 관계, 나아가 처음 만난 사람과의 관계까지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이 관계 속에는 서로가 지켜야 할 규범과 수행해야 할 역할이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우리는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정신적으로 성숙하게 된다. 이렇게 인간은 관계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대인관계란 어떤 의미를 지니며, 현실적으로 관계가 왜 중요할까?

  이 물음에 정태연 교수는 “우리 삶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상대방이 없으면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관계다. 나의 삶의 궁극적인 목적은 관계 속에 있기 때문에 삶 전체에서 관계에 대한 전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관계를 추구하는 소속감의 욕구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양적으로 충분하고 질적으로 풍요로운 대인관계가 필수적이다. 사람들은 다양한 유형의 관계 속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의 필요나 욕구를 충족시켜 나간다. 대인관계는 일정한 형태를 유지하기보다는 관계가 지속함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나타낸다.

  본 강연에서는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첫인상의 효과에 대해서도 다뤘다. 정태연 교수는 대인지각과 관련된 여러 연구를 소개하며 “외모에만 전적으로 의존한 첫인상은 내·외향성에 대한 판단을 제외하고는 정확도가 아주 낮으며, 이때 형성한 첫인상은 쉽게 바뀐다. 그러나 한 두어 시간의 상호작용을 한 뒤에 형성한 첫인상은 잘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첫인상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관계 지속 여부에 대한 결정의 상당 부분은 첫인상이 좌우한다. 이렇게 인간은 고정관념을 통해서 타인을 판단하며, 첫인상이 나쁘면 더는 대인관계를 유지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첫인상이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부정적인 것이 가지는 효과가 긍정적인 효과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것은 부정적인 것을 회복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부정적인 측면은 첫인상뿐만 아니라 관계가 지속될 때에도 나타난다. 이번 강연에서는 그러한 갈등관계에서의 이상적인 해결방법으로 ‘수용’을 제시했다. 정태연 교수는 “관계를 잘하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수용과 더불어 자신에 대한 성찰이 이루어져야한다. 내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알고 자신을 수용할 때에 타인의 부정적인 행동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하며 강연을 갈무리했다.

  이날 강연에서는 관계의 일반적 특징, 대인지각, 관계의 시작, 발달 및 종결에 이르기까지 대인관계 과정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중요한 점을 짚어보았고, 특강에 참여한 원우들의 개인사례와 함께 고민할 점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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