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나노바이오디바이스랩 일동

   하반기 학내 기획면에서는 연구실 탐방을 주제로 학내 여러 분야의 연구실을 소속 학생을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연구실은 대학원생들의 삶과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으나, 같은 연구실 소속이 아니면 어떠한 연구와 업무를 하면서 살아가는지 알기 힘든 밀폐적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하여, 이번 기획의 지면을 통해 서로 다른 영역에서 살아가는 학생들간의 간접적 소통을 이뤄보고자 합니다. 인터뷰 신청도 받고 있으니 연구실에 적을 두고 계신 많은 원우들의 참여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수림학관 나노바이오디바이스랩

 

  편집자 : 연구실 탐방 기획은 어렵게 완성되었습니다. 연구실에 소속되어 있지만 외부로 말 못할 사정을 가진 원생들이 의외로 많았고, 실명이나 연구소 명이 거론되면 인터뷰가 불가하다는 답변을 여러 번에 걸쳐 들었습니다. 그러나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와중에 흔쾌히 허락해준 연구실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 순환종양세포 연구로 여러 국제학술지의 커버를 장식한 곳이지요. 본교 104동 107호에 있는 나노바이오디바이스랩입니다. 비전공자인지라 그들의 연구 내용도, 유쾌한 면모도 지면으로 다 옮기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괜찮을 겁니다. 우린 다들 누군가에게는 비전공자이니까요. 한 학기 동안 이 지면을 통해 서로를 조금이라도 알아가면 좋겠습니다. 시작하겠습니다.

 
 


1. 생활

  - 간단한 필자 신상과 연구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나노바이오디바이스랩의 본 연구실은 이상권 교수, 올해 학위를 취득한 김동주 박사, 박노원 (박사과정 1년차), 이원용 연구조교(석박통합 1년차), 최문기(석사과정), 박태현(석사과정), 정진탁(석사과정 예정), 임정택(학부 연구생), 조상혁(학부 연구생)이 참여하고 있다. 이 외에 지금 이 자리에 안계시는 윤옥자 박사(중점연구소 연구교수), Son Sing 선생님(최인환 교수와 공동지도)이 계신다.    

  - 연구실 속 일상에서 필자와 주변인들의 생활상은 어떠합니까?

   대부분 연구실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교육조교로 근무한다. 실험이나 수업을 돕는 형태이다. 일주일을 기준으로 말해보면, 평일 2-3일은 근무하고 이틀 정도는 자기 수업을 듣는다. 중앙대가 타 학교에 비해 요구 학점이 많아서 학기 중에는 조금 바쁘다. 그때그때 연구 수주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연구실 인건비와 조교 근무를 합치면 이 정도로 등록금과 기본적인 생활비 정도는 해결이 된다. 더 필요하면 개인적으로 알바를 하기도 한다.
   연구실은 분위기가 자유로워서 개인 사정에 따라 출근과 퇴근도 유연한 편이다. 누가 강제해서가 아니라 자기 연구가 있으면 평일뿐만 아니라 주말에 나오기도 한다. 교수님도 주말에 하루 정도는 나오셔서 연구하신다. 석사, 박사뿐만 아니라 학부생들도 타 대학 혹은 타 연구실의 장비들을 써야할 경우도 많기에 연구실 내에 정식으로 등록이 되어 있다. 관심 연구 영역을 찾아가고 선배들에게 부담감 없이 그 과정을 배우고 있다.
   최근 연구실 내부에 자전거 동아리가 생겼다. 가끔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는데, 하루종일 앉아있다보니 살도 찌고 허리도 아프다. 한두 명씩 동아리에 낚이고 있는 중이다.


2. 연구

  - 연구 범주와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크게 두 가지 범주가 있다. 하나는 나노 소자를 이용한 암 진단이다. 미량의 혈액에 10억 개의 백혈구가 있다면 그 중 암세포는 100개 이내이다. 이걸 걸러내는 작업을 통해 의사들이 암의 진행과정을 판단할 수 있는 Back data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암세포를 절취하고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하는데 이 기간이 6개월 정도 걸린다. 이 과정에서 암의 진행 정도를 체크할 방법이 기존에는 없었다. CT를 찍으면 가능하겠지만 방사능에 노출되기에 이 시기에는 피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연구가 진전되면 치료의 과정 사이사이에 암의 진행정도를 체크할 수 있다. 현재 100여명의 임상환자들을 1년 단위로 서울대 병원, 생명과학 연구원과 함께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다른 하나는 반도체 열전 소자에 대한 연구다. 이에 대한 구체적 적용은 쉽게 말해서 제습기의 원리와 비슷한데, 물을 구할 수 없는 사막 같은 곳에서 공기 중의 수증기를 전기를 통해 이슬점 온도로 내려 물을 얻는 것이다. 이를 반도체 타입을 통해서 실행하면 전력소모도 적기에 실용화 가능성이 있다. 연구실 내부에서는 개별 소자들을 500도에 가까운 고온과 -200도에 가까운 저온까지 매칭시켜 데이터를 구하고, 계산이 맞는지 확인해봄으로 디바이스의 특성을 살핀다. 현재 웅진 코웨이도 참여하고 있다.

  - 연구윤리는 잘 지켜지고 있는지?

   임상환자가 참여하는 연구는 서울대 병원 측에서 확실하게 허가를 받았다. 개인적인 논문들은 혹시나 인용 등에서 잘못되었을지 몰라 서로 카피킬러 프로그램을 돌려본다. 돌려보면 논문 분량의 8~9%가 문제있는 부분으로 걸리곤 하는데, 이공계의 특성상 이론부의 기본적인 정의 부분은 어떻게 하기 어렵다. 어차피 다들 중복되지 않는 연구를 찾아서 하고 데이터 자체가 다 다르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는 자기가 특별히 실험 데이터를 조작하지 않는 한 큰 문제는 없다.

3. 안전

  - 연구실 내부 실험 과정에서 안전이 미흡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있다면? 보완 방법은?

   연구실 안전 설비는 교내 실험실 중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반도체, 나노소자, 바이오소자 등을 다루는 지점에 있어서는 크린룸을 어느정도 형성해 놓았고, 실리콘 소스의 공기 중 폭발성을 막기 위한 설비와 더불어 학교에서 설치한 가스누설경보기, 실험 후 발생하는 가스에 질소를 부어 고온에서 태워버리는 번 스크러버(Burn scrubber) 등을 구비해 놓았다. 그러나 대부분 이 연구실 이전에 다른 곳에 있던 장비를 옮겨오거나 자체 연구비로 충당하여 구매한 것들로 연구실 안전을 위해서는 학교의 지원이 필요하다.
   가장 큰 문제는 공간이다. 공간이 너무 좁다. 구성원들이 앉을 등받이 없는 작은 의자 놓을 자리도 빡빡하다 보니 원칙대로 안전을 지키기 어렵다. 상황이 이러한데 매뉴얼 그대로의 방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현 상황에 대해 눈을 감는 행위이다. 특히 폐기시약 처리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 이는 다른 연구실들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다들 최대한 조심한다고 에이프린, 장갑, 고글 등을 착용하긴 하지만 이 정도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개별 연구실에 공간을 확충할 수 없다면 학교 차원에서 전공 통합으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공동 실험실이 필요하다.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뼈를 녹이는 약품인 불산이 안전하지 못하게 다뤄졌던 것과 같은 경우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안전이 우선되어야 한다.


  - 마지막으로, 다음 인터뷰할 사람들에게 신문을 통해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는지?

   다음에 인터뷰할 연구소 사람들은 밥은 먹고 다니는지, 성비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참고로 우리는 100% 다 남자다.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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