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2.9 수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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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동이야기]우리 집
김재연 편집위원  |  kamja799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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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호]
승인 2014.09.03  19: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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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흑석동은 늦은 밤에 가장 빛난다. 낮에 보면 낮은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달동네에 불과하지만, 밤에 보면 나름의 운치가 있다. 토박이 어르신부터 본교 학생까지, 흑석동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밤이 되면 각자의 집에 불이 켜지고 저마다의 이야기로 시끌벅적하다.
  나는 대학원에 진학하며 여러 가지 이유로 흑석동에 살게 됐다. 학교와도 가깝고 방세도 비교적 저렴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흑석동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경사가 급해 근처라도 가려면 오르락내리락 등산해야 했고 인도도 너무 좁았다. 다른 대학촌에 비해 후지다는 생각도 들었다. 흑석동 주민이 된 지 언 7개월, 이제 흑석동은 나에게 소중한 보금자리다. 좁고 낡은 집이지만 서울 한편 누울 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이라면 나의 말에 더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지금 내가 사는 집은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다. 얼마 전 우연히 세탁소에 갔다가 곧 재개발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재개발이 진행되면 나는 나가야 하고 나의 첫 서울집은 허물어질 것이다. 어디에 다시 집을 구해야 하나. 언론을 통해 아무 생각 없이 듣던 ‘재개발’이란 단어가 무섭게 느껴졌다.
  뉴타운 열풍과 함께 흑석동 재개발도 가속화되었다. 08년 대학을 입학할 때만 해도 남아있던 낡은 집과 골목길은 많이 사라졌다. 그 자리엔 대단지 아파트가 생겼고 예전과는 다른 풍경이 되었다. 작은 소원을 바라보자면 대학원을 졸업하기 전까지는 재개발이 안 됐으면 한다. 전세대란에 운 좋게 전셋집을 구한 데다가 이제 막 흑석동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얼마 남지 않은 달동네면 어떤가. 각자에겐 모두 따뜻한 우리 집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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