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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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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문화
[다카포] NAM을 생각하다
윤정기 기자  |  wood0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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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호]
승인 2013.05.16  12: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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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에 흡수되지 않는 화폐는 가능할까? 일본의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은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부터 지역통화 운동의 일환인 NAM(New Associationist Movement)을 시작하면서 칼 폴라니의 비유를 빌려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NAM은 말하자면 자본이라는 암에 대한 대항 암에 견줄 수 있다. 다시 말해 그것 ― 노동자=소비자의 초국가적 네트워크 ― 은 자본제 경제에 들러붙어 어느샌가 그것을 침식시켜 버리는 운동이다”. 그가 NAM이라는 생경한 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노동자와 소비자를 하나의 층위에서 묶어내기 위함이었다. 즉 자본=국가에 대한 저항으로서 노동ㆍ시민운동이라는 측면과 자본주의 시장경제 외부의 경제구조, 예를 들어 생산-소비 협동조합이나 지역통화 운동을 연계하는 이론적 토대의 생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레츠(LETS)에 대한 그의 관심에서 비롯된다. 그는 자본제 시장경제와 달리 레츠에서의 화폐가 자본으로 전화하지 않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레츠의 교환원리가 맑스가 말한 ‘화폐의 페티시즘’이 생기지 않는, 그렇다고 단순한 시장경제/호혜적 교환도 아닌 일종의 제로섬 게임의 원칙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레츠에서는 소비자(노동자)가 주도권을 쥐게 되며 자본과 국가에 대항하는 어소시에이션은 이러한 주체성을 바탕으로 생성된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실천은 NAM을 시작한 지 3년여 만인 2002년 12월 막을 내린다. 고진은 그 이유에 대해 “NAM을 지속할 운동주체의 부재와 ‘시민통화 Q’(실험적 대안화폐 운동)의 징후적 실패, 그리고 일본사회에 만연한 냉소주의 때문이다”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NAM의 실패는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물론 고진의 생각처럼 자생적 대안화폐 운동이나 노동-소비자로서의 주도권 쟁취라는 노력이 국내에서도 부분적으로 선행되고는 있다. 다만 그것이 과연 ‘보편적 경제모델’로서 작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대다수다. 요컨대 이러한 주장에서 우리는 (정치적)전략의 부재를 감지한다. 지역ㆍ대안화폐를 활성화하려는 노력 또한 필연적으로 거대 자본과 국가의 포섭이라는 영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부문들과의 연대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그러므로 지역공동체ㆍ대안화폐 운동은 이제 단순히 자본ㆍ국가에 저항하는 아나키즘적 제스처로서가 아니라, 그것이 절합된 지점을 돌파하는 ‘경제적 질서’를 지금-여기에서 실현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진화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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