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야 / 독립저널 <잠망경>

언론은 정치적이다.

 

  학내 독립저널 <잠망경>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잠망경>은 자유인문캠프의 기획단인 ‘잠수함 토끼들’이 모여 만든 독립저널이다. 필명을 사용하며 자유롭고 날카롭게 학내 문제들을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학내 언론들은 중앙문화·녹지사태로 드러났듯 편집권 간섭, 재정 감축, 이해관계의 얽힘 등에 의해 자유로이 활동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학내 언론은 매체발간의 긴 호흡 때문에 기민함을 확보하기 어렵다. 반대로 기민함을 확보하는 대신 심층적 분석을 결여할 수밖에 없다. 독립저널로서 <잠망경>은 이러한 난점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강점이 있다.

  <잠망경>은 독립저널이기에 학교 측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워 명확한 정치적 입장을 갖고 신랄한 비판을 수행하기에 용이해 보인다.

  <잠망경>은 편향성을 전면에 내세운다. 학교에 포섭된 언론은 편집선택이 자유롭기 어렵고 기계적 가치중립을 강요받기 십상이다. 언론의 가치중립은 궁극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환상이다. 언론에 있어 편집이라는 것은 중요도에 따라 사안을 배치하는 것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가치가 개입되어 편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언론은 언‘론’, 즉 논하는 것이다. 이는 입장을 명확히 갖고 우리가 취할 포지션을 확실히 제시하는 것이다.

  <대학원신문>이 300호를 맞이했다. 같은 학내 언론으로서 본지를 어떻게 평가하나.

  <대학원신문>은 학술적 기획을 통해 비판적 지식을 제공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정세적 쟁점을 고루 다룬다는 데 강점이 있다. 하지만 신문 면면에서 입장의 통일성이 미묘하게 어긋나는 부분이 포착되기도 한다. 학내 대부분의 매체들이 그렇다. 이는 결국 언론사 내부의 치열한 토론을 통해 입장과 방향을 정교하게 제련함으로써 해결해야 한다. 신문발행에 급급하거나 전체의 면 구성이 일관된 입장에서 탈각한다면 언론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통합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보다 치열한 입장정리가 필요하다.

  학내언론은 소수자 매체로 호명되거나 학생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동시에 사회 전체에 만연한 사회적 무관심의 한 형태일 수도 있다. 이는 언론사가 돌파해야 할 난관의 객관적 조건이자 상수이다. 중요한 것은 언론 스스로의 쇄신이다. 이를 자기 운동의 과제로 설정해야 할 것이다.

  <잠망경> 또한 동일한 고민이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은 외부에서 찾을 수 없고, 언론사 내부에서 발견해야 한다. <대학원신문>은 편집위원이 쓰는 기사가 너무 적다. 외부 청탁기사가 주를 이룬다. 물론 전문성을 담보한 좋은 글들이 생산되지만 외부청탁 위주의 편향성이 <대학원신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편집위원의 기사가 많아지면 원우나 독자들의 관심이 늘어날 수도 있다. 또한 아무리 전문적인 것이라도 편집위원 스스로의 입으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현 <대학원 신문>은 스스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자기판단을 유예 혹은 대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언론은 하나의 운동인 것처럼 보인다. 역사적으로 언론은 이념과 가치를 대중들에게 공유하고, 대중들은 언론을 통해 스스로의 입장을 규정지을 권리를 부여받는다.

  <잠망경>이 표명하는 것 또한 언론운동이다. 사람들이 이곳저곳에서 발언하는 것을 담아내기도 하고, 먼저 나서서 발언하기도 한다. 이는 일방적 매체가 아니라 언제나 쌍방 혹은 다방면의 커뮤니케이션의 실천과정이고 이는 곧 정치운동이다. 언론은 일상에서의 마주침과 교통 그 자체다. 현 시대의 사람들은 스스로의 입장을 밝히길 꺼려하거나 중립이라는 강박에 스스로를 가둔다. 하지만 편향성이야말로 교통의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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