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건 / 독립저널 <잠망경> 편집위원


 

 
 


  대학원신문은 발행주기가 3주라는 점에서 매주 발행되는 중대신문과 그 성격이 다르다. 중대신문은 스트레이트 기사와 정보 전달에 집중하는 것이 어울린다. 반면 대학원신문은 즉각적으로 이슈에 개입하기에는 발행주기가 길기 때문에 기획기사와 심층 분석으로 차별화해야 한다. 겉보기에는 ‘신문’이지만 차라리 월간지에 가까운 매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런 대학원신문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한다면 학내언론에 기대되는 바를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프레임을 새롭게 구축하려는 시도다. 시의성을 다소 포기하는 것은 어쩔 수 없기에 기획으로 그 빈틈을 메워야 한다. 이런 점에서 295호 포커스 <조교는 ‘밥’이 아니다> 기사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학내에서 일어난 조교 문제를 ‘노동착취’의 문제로 규정한 것은 탁월한 프레임 설정이며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다. ‘조교는 노동자가 아니라 학생’이라고 규정한 중대신문의 관련 기사와 선명히 대조된다.

  하지만 이번 학기의 기획과 편집에 아쉬운 점도 있다. 기고문은 매번 즉각적으로 주제를 선정하고 내용을 조정하기 곤란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더라도 전체 지면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려는 시도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매호의 기획 테마를 선명하게 제시한다면 각 면이 따로 노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고로 채워진 사회, 국제, 과학, 예술, 비평 지면의 레이아웃을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 대부분 학술적인 글이라 평소 관심이 없는 독자라면 읽기에 쉽지 않은 내용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몇몇 기고문은 빽빽하게 2단으로 편집돼 있어 가독성이 높지 않다. 제목과 소제목, 사진을 더 유연하게 배치한다면 독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대학원신문은 기본적으로 대학원생을 위한 신문이지만 종종 학부생들이 읽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대학원 내부의 소식지가 아니라 엄연한 학내언론 중 하나인 것이다. 학내언론으로서 그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독자를 늘려 가야 한다. 대학원생만 읽는 폐쇄적인 신문이 아닌, 수준 높은 분석과 기획력을 보여주는 학내언론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건강한 매체 생태계는 학내 민주주의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매체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중대신문의 빈틈을 채워줄 수 있는 관점이 뚜렷한 기획과 분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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