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7.27 월 10:47
기획과학
핵융합의 가능성을 엿보다권은희 / 국가핵융합연구소 선임행정원
오창록  |  needyourey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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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호]
승인 2012.05.13  18: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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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인류는 화석에너지원의 한정된 매장량과 그것을 사용하면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로 인한 기후변화와 공해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이는 인류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이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인류가 얼마나 풍요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는가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지금도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신재생에너지원들은 산업단지나 대도시의 전력을 감당해낼 만큼 대규모 전력 생산이 어렵다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이에 미래 녹색 대용량에너지원으로 가장 기대되는 것이 바로 핵융합 기술이다. 미국 공학 한림원이 인류가 삶의 질을 개선하고 보존하기 위해 21세기에 이뤄야 하는 ‘위대한 도전’ 과제 14가지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한 핵융합 기술은 기존 에너지원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인류의 최적화된 녹색에너지로 꼽힌다. 

  핵융합은 태양과 같은 항성이 빛과 열에너지를 내는 원리이다. 초고온의 플라즈마 상태(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돼 자유롭게 움직이는 이온화된 기체 상태)인 태양의 중심에서는 수소원자핵들을 융합해 헬륨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질량 감소가 일어나고, 줄어든 질량은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E=mc2)에 따라 엄청난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것이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을 살아 숨 쉬게 하는 태양에너지의 비밀이다.

 



  과학자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지구상에서 실현해 인류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핵융합은 바닷물에 풍부한 중수소와 지표면 등에 풍부한 리튬을 변환해 얻을 수 있는 삼중수소를 연료로 하기에 기존의 화석에너지원와 달리 연료가 무한할 뿐만 아니라, 핵융합 연료 1그램이 석탄 8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생산할 만큼 에너지 효율도 높다. 석탄을 연료로 하는 100만kw급 발전소를 1년간 운전하기 위해 필요한 양은 220만 톤에 달하지만 동급의 핵융합발전소를 운영하는 데는 단 10톤의 핵융합 연료만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온실가스의 배출이 없을 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의 가장 큰 고민인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 핵융합로 일부가 핵융합 과정에서 방사화되기는 하지만, 이는 수십 년이 지나면 독성이 사라지는 중저준위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핵융합로는 운전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핵융합이 일어나는 플라즈마 상태의 특성상 유지 조건이 깨지면 수초 이내에 사라지므로 심각한 위험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렇게 많은 장점을 지녔지만 핵융합을 상용화하기 위해선 아직 숙제가 남아 있다. 핵융합에너지를 지구에서 만들기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은 태양보다 훨씬 뜨거운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어떻게 가둬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도록 하느냐이다. 이에 핵융합연구자들은 자기장의 힘을 이용해 플라즈마를 가두는 ‘토카막’이라는 장치를 개발했다. 이는 현재 상용화 가능성이 가장 큰 방법으로 여겨진다.

  핵융합 기술 개발이 인류 공동의 문제인 만큼 선진국들은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모든 기술과 역량을 결집하기로 합의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공동개발 프로젝트이다. 핵융합 연구의 선두주자인 유럽연합, 미국, 일본, 러시아에 이어 새로운 에너지원의 개발이 절실히 필요한 중국과 우리나라, 그리고 인도가 추가됐다. 이는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참여하는 역사상 최대 국제 공동 프로젝트로 2020년까지 프랑스 남부 지역에 핵융합실험로를 공동으로 건설하고 운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핵융합에너지의 대용량 가능성을 최종 점검하기 위한 ITER는 지난 반세기 동안 선진국이 달성한 핵융합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핵융합 발전의 실현을 검증하는 마지막 관문에 해당한다. 

  선진국들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수십 년이나 뒤늦게 핵융합 연구를 시작했다. 1995년 말에 시작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의 개발은 국내 핵융합 연구의 본격적인 시작점이었다. 우리나라는 KSTAR의 성공적인 건설(2007년)과 운영(2008년 운전 시작)을 통해 ITER에 가입하며 핵융합 주도국으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고, 현재 핵융합 연구를 위한 주요 장치 보유국으로 핵융합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핵융합 전문가들은 핵융합 상용화 시점을 2040년대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KSTAR와 같은 초전도핵융합장치를 통해 핵융합 상용화에 필수적인 장시간 플라즈마 운전 기술을 얻고, 2020년에 운전을 시작하는 ITER 장치에서는 실질적인 핵융합에너지의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동시에 핵융합로의 수명과 발전 단가를 결정지을 수 있는 핵융합 재료 연구가 진행될 것이다. 이후 실제 전기 생산을 실증하는 데모 플랜트가 수립되면 2040년대에는 핵융합 상용로가 건설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우리나라는 이를 골자로 하는 국가핵융합에너지개발 로드맵을 바탕으로 2040년까지 핵융합 상용로 건설을 위한 독자기술 확보를 위해 매 5년마다 ‘핵융합에너지개발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해 KSTAR와 ITER 건설 및 운영, 그리고 데모 플랜트 건설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인류가 원하는 완벽한 미래에너지원에 가까운 핵융합에너지. 무한 청정에너지인 핵융합은 녹색에너지의 궁극적인 해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하는 난제들이 남아 있는 만큼 장기적인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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