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마음이란 무엇인가

 
 

  지난 1일 중앙철학연구소와 마음연구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비교마음학 국제학술대회(ICCSM)’가 대학원 302관 5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지난 해에 이어 2회를 맞이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러시아, 대만, 홍콩, 태국 등 7개국의 학자들이 모여 인간 마음에 관한 각자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다양한 마음 연구의 관점과 견해를 비교하고 소통하는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마음에 관한 이해의 지평을 확장하고, 상호 소통과 이해를 지속하고자 하는 것이 비교마음학 국제학술대회의 근본 취지다. 이번 학술대회의 기본 방향은 ‘신경과학(뇌과학)과 전통 인문학적 탐구의 만남’으로 설정됐다.

  이날 자리에는 신경철학의 창시자이자 세계적 석학인 페트리샤 처칠랜드 교수(캘리포니아 샌 디에고 대학)가 참석해 ‘의사결정, 책임, 그리고 뇌’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처칠랜드 교수는 세계적인 생물학 연구기관인 솔크연구소의 교수답게 동물들의 다양한 사례를 들어 참석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그녀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에는 세 가지의 문제점이 존재한다”며 이는 “형이상학의 문제, 실질적 사회 구조의 문제, 그리고 도덕적 심리의 문제”라고 말했다. 곧 인간은 의지에 따라 선택을 할 때 물리적 현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사회에 헌신할 수 있는가, 변화한 자기 자신을 수용할 수 있는가 하는 딜레마에 봉착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간은 사회구조상 다른 개체와의 관계에 대한 문제가 부각된다. 이와 관련된 단서는 데이비드 흄의 발언을 통해 얻을 수 있다. 흄에 의하면 의사결정은 일반적으로 믿음, 욕망, 동기와 같은 것들에 의해 ‘유발’된다. 그렇기 때문에 ‘유발되지 않은’ 행동은 대부분 무작위이거나 이상하거나 청천벽력과도 같은 황당한 것으로 인식된다. 처칠랜드 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사회적 단위를 이루는 다른 포유류 집단에서도 발견된다”며 “침팬지나 보노보 원숭이가 이루는 사회에서도 단일 개체의 행동이 전체 집단의 차원에서 ‘다른’ 것으로 받아들여질 때 자연스럽게 조절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동물이 다른 개체에게 믿음을 얻는 것은 가치를 획득하는 일이고 믿음을 잃는 것은 가치를 포기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적 동물에게 있어 고립은 크나큰 대가를 치르게 한다. 처칠랜드 교수는 이러한 동물적인 학습과 유전적 요인, 문화 사이에는 긴밀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봤다.

  이날 진행된 총 세 번의 회기에서는 각국 연구자들의 신경윤리, 현상학, 유교 수양론과 뇌과학, 신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 기초한 생명우주론의 마음연구, 해석학 등 마음과 관련된 전통적이고 현대적이며 동서양을 아우르는 다양한 견해들이 발표되고 비교됐다. 본교에서는 철학과의 최성환 교수가 ‘해석학과 마음의 문제’, 유권종 교수가 ‘마음과 뇌: 유교의 수양론과 인지과학’이라는 제목으로 발표에 참여했다. 비교마음학 국제학술대회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국내 연구자는 물론 해외의 석학을 초청할 계획이다. 이는 중앙대학교를 마음학의 국제적 허브로 조성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세계적 연구 동향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이충만 편집위원  / mozg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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