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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교는 도서관을 리모델링하면서 2010년 졸업생 및 일반인의 도서관 사용규정을 다소 변경했다. 이전에는 자료실, 열람실 출입만 가능한 도서관 출입증을 신청자에 한해 선착순으로 발급해줬으나 이제는 대출도 가능하다. 단, 기부를 해야 한다. 동문들은 연간 십만 원의 돈을 기부하면 열람실 사용 및 도서 대출을 할 수 있다. 평생 회원이 되고 싶다면 천만 원을 내야 한다(가족회원은 오천만 원). 비동문인 경우는 일년에 백만 원, 평생회원은 오천만 원(가족회원은 이억 원)을 대학발전기금으로 기부해야 한다.

  이는 실로 놀라운 액수가 아닐 수 없다. 교육기관인 동시에 사회기관이기도 한 대학에서 지역주민과 소통의 뜻으로 도서관회원제서비스를 마련했다면 실현가능성이 높은 방법을 제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거나 일정의 예치금을 받는 다른 대학과 비교하면 우리 학교의 규정은 사용 불가에 가깝다. 주민과 동문을 상대로 장사를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면 본래 취지를 되짚어 볼 필요성이 있다. 도서관의 폐쇄성만이 학생의 권한을 보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다른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불편을 막기 위해 시험기간에는 주민들의 이용을 제한하거나 하루 중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따로 정해놓기도 한다. 더군다나 졸업과 동시에 도서관의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도서관측의 유연한 정책이 필요한 부분이다.

  아울러 대학원생들은 논문이나 전공 연구 등 다양한 이유로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데 도서관 이용 규정에 따른 대출권수는 15권, 대출기간은 30일에 불과하다. 직원들이 20권씩 60일간, 교원들이 30권씩 90일간 대출할 수 있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어떠한 근거로 대출 규정을 정했는지 그 기준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수료를 하게 되면 대출권수 및 기간은 반으로 줄어들게 된다(7권 14일). 연구등록을 하면 재학생과 같은 권한을 가질 수 있다는데, 역시나 학교에서 도서관 이용을 두고 돈을 요구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학 도서관은 교육, 연구 등에 필요한 정보 및 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도서관이 지니는 ‘문화적 기능’ 또한 수행해야 한다. 과연 학교에서 생각하는 도서관의 가치는 무엇일까? 그리고 학생들이 생각하는 도서관의 기능은 무엇일까? 그 기능과 가치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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