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우 자치기구


  본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는 1979년 원우회로 시작해 2005년 정식으로 출범한 이래, 2010년 제32대까지 그 명맥을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이 년간 원총이 제대로 세워진 학기는 2010학년도 하반기에 불과하다. 올해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회장단 선거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비대위가 반복되는 상황이고, 여기에 대학원지원팀에서 비대위원장 인준에 이의를 제기해 비대위 수립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하반기 비대위는 지난 12일 전체대표자회의(이하 전대회)에서 원우들의 인준을 받았으며 이에 대학원지원팀에서는 원우들의 뜻을 받아들일 전망이다. 그러나 대학원지원팀에서는 내년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 측에 강한 다짐 및 약속을 받아낼 예정이다. 또한 회의석상에서 원총이 문을 닫는 상황까지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무엇보다 대학원지원팀에서 원총의 존립 위기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은 상황의 심각성을 환기시켜준다. 원우들의 자치기구는 안전한가?

                                                  비대위 수립 난항 이유

  대학원지원팀에서 제기하는 가장 큰 문제는 황지영 비대위원장이 수료생이라는 점이다. 이는 학칙 위반이며 또한 원총 회칙에도 위반된다. 본교 학칙은 ‘제5절 학생자치활동 및 지도’을 통해 회원 자격을 재학생으로 규정하고 있으며(제63조 회원자격 및 권리의무) 원총 회칙에서도 정회원인 재학생만이 선거권, 피선거권, 의결권을 갖고 있다(제6조 회원의 권리·의무). 전대회 하루 전인 지난 11일 중운위는 김교성 대학원 부원장(사회복지학과 교수) 및 대학원지원팀과의 두 번째 논의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교성 부원장은 “본인들이 만든 회칙도 지키지 못하는 학생대표에 대해 원우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라며 “총학생회는 학교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 원칙을 주장할 수 있는 기관인데 중운위의 결정은 이러한 특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에 대해 중운위는 “황지영 비대위원장은 이미 연구등록을 한 상태”라고 설명했으나 회칙에는 연구등록생 또한 임시회원으로 규정돼 있다. 

  회칙을 위반하면서까지 황지영 비대위원장이 연임하게 된 데에는 중운위의 책임이 크다. 계열 대표들은 계열 사업 유지, 바쁜 학교 생활 및 연구 일정 등을 이유로 한결같이 비대위원장 자리를 고사했다. 물론 계열이 비대위 체제가 되면 사업진행에 제동이 걸리게 되고, 향후 계열 학생회를 재건해야 하는 문제점이 생긴다. 그러나 비대위원장의 자격을 직접 선거로 선출한 대표자로 한정한 것은 중운위에 대한 원우들의 믿음이 반영된 결과이다. 계열 사업을 이유로 비대위원장을 고사하는 것은 중운위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것이므로 타당하지 않다. 결과적으로 비대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되는 최악의 사태는 면했지만, 중운위는 대학원지원팀이 원우 자치권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상황을 초래했다. 

  나아가 대학원지원팀에서는 원총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준영 교학팀장은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며 “꼭 원총이 있어야만 학생 복지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피력했다. 현재 일반대학원을 제외한 5개 전문대학원과 11개 특수대학원에는 총학생회가 없으며, 대신 원우회가 각종 행사 및 복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대학원 또한 원우들이 연구와 학생회를 동시에 꾸려가는 것이 벅찬 상황이라면 원우회 체제로 간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는 의견이다. 최재훈 주임은 “원총이 문을 닫게 되면 연구성과지원금, 열람실 및 전산실 운영 등 각종 복지사업은 대학원지원팀에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지원팀에서는 “원우들의 피해가 없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상 복지로 원우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원총이 예전 원우회 체제로 되돌아가는 것은 원우 자치 기구의 역할 축소와 다름 아니다. 황지영 비대위원장은 “원총은 원우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각종 학과 문제에 대해 능동적으로 요구하는 자치단체”라며 “대표성을 띠고 학교에 비판적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원우회와 차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원총 선거 후보자 왜 안 나오나?

  원총 선거 후보자 등록이 일 년째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원우들이 원총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교수평가제 등이 도입되면서 연대보다는 성과를 중시하는 학교의 풍토가 형성됐고, 이는 원우들의 실질적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유용관 씨(의류학과 박사과정)는 “다들 자기 연구에 학과 일, 교수님 일까지 돕다보니 아무래도 학생회에 신경쓸 여유가 없다”며 “학교에서도 원총 일을 한다고 배려해주는 것도 아니다 보니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성제 공학계열 대표(화학공학과 석사과정)는 “최근 들어 성과위주 경쟁체제를 만들고 있는 학교 분위기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으며 김진하 사회계열 대표(심리학과 석사과정) 또한 “교수평가제가 실시된 이후로 써야 될 SCI급 논문 등이 많아졌고, 졸업 자격을 가질 수 있는 실재적 요청이 상당하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원총 사업이 원우들의 관심을 유발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원우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서툴며 홍보도 잘 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성욱 씨(건축공학과 석사 과정)는 “선거 공표가 잘 알려지지 않아 후보자가 더욱 나오지 않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지영 비대위원장은 “원우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안일했던 부분은 더 추스르고 계열 대표들과 함께 다음 학기에는 반드시 원총을 세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비대위가 33대 원총을 세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에 비대위에서는 현재 33대 대학원 총학생회 선거 후보자 등록을 공고한 상태이다. 아울러 원우들 또한 자치기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주체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다.


                                                                          신의연 편집위원 | destinyu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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