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아 / 식품영양학과 석사과정

1980-90년대 초만 해도 통통하게 살이 오른 아이들에게는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적당한 살집은 부와 건강을, 마른 것은 가난을 상징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조금이라도 살이 찌지 않는 음식,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Well being, 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를 추구하는 소비자와 기업들이 증가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또한 ‘약식동원’이라는 말이 있듯이,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가려먹음으로써 건강을 되찾은 사람들의 사례도 많이 보고되고 있다. 당뇨,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 음식과 직결된 질병이 증가하는 가운데, 음식과 질병에 관해 연구하는 식품영양학은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하고, 접하기 쉬운 학문이 아닌가 싶다.

식품영양을 전공하는 나는 사람들에게 편식하라고 얘기하고 싶다. 식품을 선택할 때 포장지에 적혀 있는 영양성분표를 조금만 살펴봐도 먹을까 말까 하는 갈등을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초콜릿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최근 먹다가 멈칫하여 손을 내려놓은 것도 영양성분표에 적힌 1회 섭취량의 칼로리를 확인한 후였다. 아무 생각 없이 먹은 초콜릿 세 개가 무려 150kcal였다. 몇 조각 더 먹었더라면, 앉은 자리에서 밥 한 공기 분량의 칼로리를 꿀꺽할 뻔 했으니, 중간에 멈출 수 있었던 게 정말 다행이었다. 평소 커피를 마시기보다 허브차를, 빵 보다 떡을, 과자 보다 과일과 견과류를, 패스트푸드 대신 한식을 선택하는 작은 습관이 바로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넘치는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의 경우, 심혈관 질환에 좋은 것으로 있지만,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게 되면 중금속인 수은이 체내에 축적될 수 있다.

너무 과하게 먹어서도, 적게 먹어서도, 한쪽으로 치우쳐서도 안 된다. 그런 경우에는 분명 우리 몸에 위험신호가 올 것이다. 비만, 영양실조, 성인병이 그렇다. 우리가 조금만 생각을 바꿔 입이 즐거운 것보다 내 몸이 즐거운 것을 선택한다면, 먹는 기쁨이 바로 생활의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 편식하는 습관을 기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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