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5.5 화 23:34
기획사회
삼성노동자 백혈병 문제, 그들만의 것인가손미아 / 강원대 의학과 예방의학교실 교수
박민정 편집위원  |  dentata05@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274호]
승인 2010.10.23  23:52:5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백혈병 및 직업성 암에 걸린 많은 노동자들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결과를 근거로 노동자들에게 산재불승인 판정을 내렸다. 더구나 삼성자본은 ‘무결점’ 이미지에 한치의 오점도 남기지 않겠다는 듯 직업병에 걸린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회유와 압박을 가하고 있다.

‘삼성백혈병’의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삼성노동자의 백혈병문제는 질병에 걸린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닐 뿐더러 단지 ‘노동자 건강’의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노동자와 자본가의 적대적인 대립관계에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극도로 비대화된 독점 재벌이 최대의 이윤을 남기기 위해 노동 제반의 환경과 조건을 무시하고 노동강도를 강화시킨 결과이기 때문이다.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했던 황유미, 이숙영, 황민웅, 박지연, 한혜경 씨 등 많은 노동자들이 백혈병과 뇌암 등 직업성 암에 걸렸다. 이 사실 자체만으로도 노동자와 자본가의 적대적인 대립관계가 명백하게 나타난다.

직업병에 걸린 노동자들은 모두 삼성반도체의 작업 과정 중에 에틸렌글리콜, X-ray, 트리클로로에틸렌 등 발암물질에 노출됐던 직업력을 가지고 있었다. 삼성자본은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낡은 공정으로 악명 높은 삼성전자 기흥공장 1, 3, 5라인들을 가동시키면서 노동자들이 발암물질에 노출되어 직업성 암에 걸리고 있는 사실을 외면했다. 노동자들에게 백혈병을 포함한 직업성 암이 하나 둘 발생하기 시작해, 이후 무더기로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까지 말이다. 삼성자본의 집요한 왜곡에도 불구하고, 현장 노동자들은 3라인과 5라인의 낡은 배관시설로 인해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잦았다는 것을 명백하게 회고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또한 1, 2, 3라인이 기흥공장 초창기에 설치된 노후설비라서 배관이 녹슬고 오래돼 누출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기계장비도 매우 낙후되었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질병을 생산하는 비밀의 작업공간
 

삼성자본은 ‘삼성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비대한 독점자본이다. 삼성자본의 거대한 이윤은 무엇보다 노동강도강화를 통한 착취를 통해 이룬 성과다. 삼성반도체의 노동자들은 반도체칩 생산과정에서 발암물질에 노출되는데 장시간 근무, 교대로 이루어지는 야간근무 등의 노동강도강화로 인해 그 위험성은 더욱 심각해진다.

언론은 매 분기마다 삼성을 최고의 이윤을 남긴 기업으로 칭송한다. 그러나 삼성자본이 최고의 이윤을 남길 때, ‘무결점’ 삼성공장의 ‘비밀의 작업공간’에서는 노동자들이 수백 가지의 발암물질에 노출되고 있었다.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삼성반도체공장 노동자들에게 산재불승인판정을 내림으로써 진실을 왜곡하면서까지 자본가계급의 대변자를 자처하고 있다. 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공단은 과학적 진실을 밝혀내는 것을 회피했으며, 진실을 확인하고도 이야기하지 않음으로써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불승인 판정을 내리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삼성반도체 역학조사를 맡은 산업안전보건공단은 현재는 물론이고, 과거에도 삼성반도체공장에서 발암물질을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보고하여 진실을 왜곡한 전례가 있다. 삼성자본은 과거에 낡은 공정과 화학물질의 사용으로 온갖 안전사고를 경험한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두 눈 뜨고 근무하고 있는데도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가릴 수 없는 진실

반도체공정 자체는 전 세계 어디든 모두 비슷하다. 때문에 공정에 사용되는 발암물질의 종류는 이미 다 알려져 있다. 미국의 가장 큰 반도체 회사인 IBM에서는 이미 발암물질과 직업성 암과의 관련성이 밝혀진 바 있다. 삼성자본은 이렇게 드러난 본질을 가리려 하고 있고, 이에 우산 역할을 해주는 곳은 바로 노동부 산하의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공단이다.

그러나 진실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다. 2009년 수행된 서울대학교 연구보고서에서 삼성공장 내에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공정(포토공정)에서 사용되는 물질인 PR(Photo Resister)에서 삼성전자는 6건 모두 0.08ppm에서 8.91ppm에 이르는 벤젠이 검출되었고, 하이닉스의 경우 4건 중 1건에서 3.95ppm의 벤젠이 검출’되었다.

삼성의 역사는 결코 삼성자본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수많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에 의해 만들어진 사회적 생산물인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사회적 생산물의 결과를 삼성자본이 다 가져가고 있다. 삼성자본은 태생부터 매판자본과 재벌특혜의 온실 속에서 자라왔고, 이후에도 온갖 투기와 비리를 통해 부른 배를 더욱 불려왔다.

삼성자본의 성장, 그 근원에는 노동자들에게 행한 착취가 있다. 삼성자본의 행위는 자연 법칙에 부당한 것이며, 인간의 자유를 빼앗는 행위인 것이다. 삼성자본은 그들의 자본축적구조가 노동착취에서 기원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착취의 결과로 드러난 빙산의 일각인 산재와 직업병을 서둘러 은폐하고자 한다. 삼성노동자의 백혈병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일은 삼성자본의 본질을 직시하고, 오랜 노동착취의 고리를 끊는 일일 것이다. 이 일은 타인을 착취하는 사회를 없애고자 하는 우리 모두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박민정 편집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06974 서울특별시 동작구 흑석로 84 중앙대학교 302관(대학원) 201호 대학원신문사  |  대표전화 : 02-881-7370   |  팩스 : 02-817-9347
인터넷총괄책임 : 편집장 | 게시판총괄책임 : 편집장 | 청소년보호책임자 : 편집장
Copyright 2011 대학원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cau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