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메이 미도리 /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일본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 온 지도 어느새 3년이 흘렀다. 지난여름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나에게 서울은 제2의 고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3년 전, 대학원에 입학했을 당시에는 그야말로 ‘낯선 하루’의 연속이었다.

특히 나에게 어려웠던 점은 사람을 부를 때 사용하는 ‘호칭어’였다. 한국에서는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과 친해지면 ‘언니, 오빠, 누나, 형’ 등의 호칭을 사용하지만, 일본에서는 친형제에게만 이러한 친족어를 사용한다.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사람을 부를 때 성이나 이름 뒤에 ‘-さん(san)’이라는 말을 붙여 쓴다. 이것은 상대방에 대한 경의와 친근감을 나타내는 말로, 한국어의 ‘-씨’나 ‘-님’과는 달리 대학에서 후배가 선배를 부를 때도 쓰인다. 또한 ‘선배님’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先輩(senpai)’라는 말은 주로 서열이 뚜렷한 집단에서 사용된다. 나는 이러한 호칭어 사용에 관한 차이를 잘 몰라서 첫 수업 때 만난 박사과정 선배님을 ‘누구누구 씨’라고 부른 적이 있었다. 유학생이라서 이해해주셨겠지만, 선배님의 당황하던 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러나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쳤기에 비로소 한국의 ‘호칭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를 반영하기 때문에 실제로 많이 사용해 보면서 조금씩 익혀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행착오의 경험은 우리 유학생들에게 아주 보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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