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경 / 영화제작연구실 제작석사과정

 


  유성엽 원우(영화제작연구실 제작석사과정 수료)의 단편영화 <낮잠>은, 어느 새벽 미국에 사는 남동생의 부음을 듣게 된 누나 수진이 아들의 귀국만을 기다리며 즐거워하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차마 그의 죽음을 전하지 못한 채 하루를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수진은 비극적인 사실을 어머니에게 얘기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일상은 아무런 요동없이 잘만 흘러갑니다.
  감독은 이러한 수진의 심리를 중심으로 영화를 전개해 나가지만, 관객들에게 수진의 감정에 몰입하여 슬픔을 느끼게 하기보다는 그런 수진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들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하여 생각하게 합니다. 결국   수진이 동생의 죽음을 어머니에게 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머니가 받으실 충격과 그로 인해 남은 어머니의 삶이 혹여 또 다른 죽음으로 연결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일 것입니다.
  <낮잠>은 무게감 있는 영상과 디테일하면서 깊이 있는 연출력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유성엽 원우의 다음 작품에도 매우 큰 기대를 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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