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사의 ‘아이폰’이 과연 국내에 들어올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업계의 향방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자신들의 수익에 영향을 줄 아이폰 출시를 지켜보고만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삼성 등의 제조사에서 ‘햅틱 아몰레드’ 같은 아이폰과 유사한 디자인의 휴대폰을 출시하며 시장의 향방에 대처하고 있는 걸 보면, 아이폰의 국내 출시가 그리 먼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폰을 두고 불거지는 논쟁들을 보면 ‘디지털 액세서리’를 최신제품으로 소지하기 위한 관심사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왜 아이폰의 국내 출시를 놓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 것일까요. 그것은 아이폰이 무선랜 와이파이(Wi-Fi)를 탑재하고 있는데, 국내 출시용 아이폰에는 그 기능을 빼달라고 요구해도 애플사가 도무지 말을 듣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와이파이는 무선접촉장치(API)가 설치된 곳을 중심으로 일정 거리 이내에서 PDA나 노트북을 통해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근거리 통신망을 말합니다. KT의 네스팟 서비스가 대표적이지요. 와이브로에 비해 전송 속도와 용량이 높은데다가 데이터 전송료도 따로 지불할 필요가 없습니다. 휴대폰에 와이파이 무선랜을 탑재한다면 휴대폰으로도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도 무료로 말이죠. 그래서 와이브로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있어 와이파이가 상용화되는 건 사실상 와이브로 서비스의 중단이라고들 말하고 있습니다.

와이파이가 국내에서 활용될 경우 인터넷 인프라가 강한 우리나라에서 혁신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과제 파일을 신속히 이메일로 넘기고, 깜빡 잊은 학과 공지도 이동 중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통화마저 인터넷전화를 이용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이동통신사는 뭘 먹고 살지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이죠. 이 모든 것의 시작이 아이폰에게 달려있는 상황입니다. 유튜브와 지메일, 트위터에 이어 애플사에 이르는 국제기업들이 우리들을 정보통신법과 이동통신사들로부터 구해주는 꼴이라니 기뻐해도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세계화가 그려내는 단일시장체제가 우리에게 통신비 절감이라는 선물을 안겨줄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더 큰 선물은 막강해진 이동통신사들의 독과점과 담합 횡포에 날쌘 펀치 한 방을 날려주는 데 대한 통쾌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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