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제1회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청소년소설(단편) 부문’에서 신인상을 받은 정유선 원우(문예창작과 석사과정)를 만났다. 당선작은 ‘엄마, 어디야?’라는 제목의 경쾌한 청소년소설로, <창비어린이> 2009년 가을호(26호)에서 전문을 볼 수 있다.

                       정유선 원우 / 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
                       정유선 원우 / 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

Q. 희곡창작을 전공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청소년소설을 집필하게 되셨나요.


 대학원에 입학한 첫 학기에 저희 문예창작학과의 강의인 아동문학강의에서 세분화된 ‘청소년문학’을 듣게 되었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질풍노도의 시기’ 정도로만 막연히 알고 있었던 청소년에 대해 내밀하고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는 저만의 관점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요즘 관심을 받고 있는 국내외 청소년소설들을 읽고,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많이 발견하면서 한 번 써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심사평에 “엄마의 가출이라는 뻔한 상황을 캐릭터로 상쇄해내는 재치와, 끝내 가벼운 터치로만 끝나지 않고 딸의 시점에서 따뜻한 정조를 환기해내는 특유의 매력이 있다”는 언급이 있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는지요.


  요즘은 핵가족도 모자라 가족 안에서도 구성원들이 각자 분산되어 있습니다. 울타리만 ‘가족’일 뿐, 한 명의 개인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소설 속의 가족들이 그렇습니다. 아버지, 엄마, 아들, 딸 이렇게 평범한 가족인데 서로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어요. 그래서 엄마가 어느 날 갑자기 집에서 사라졌는데 아무도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그냥 알아서 들어오겠지’라는 생각을 해요. 하지만 엄마는 하루가 지나도록 들어오지 않고, 그제야 딸과 아들, 아버지는 자기만의 방식대로 엄마가 어디 있을 거라고 추측을 합니다. 누구의 추측이 맞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가족들이 엄마의 부재로 인해 그나마 오랜 시간 엄마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했다는 것과 그 과정에서 가족들이 서로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으신가요.


  ‘청소년기’라고 하면 흔히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를 말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참 달라요.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의 고민이 같을 수는 없죠. 제 소설 속의 주인공은 중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러니 고등학생과 차별되는 그들만의 고민과 관심에 귀 기울여야 하겠죠. 청소년소설이니 청소년들에게 ‘먹히면서도’(그들의 용어로 하자면) 일반 대중들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어요. 사춘기, 오춘기, 육춘기가 있듯 ‘청소년기’는 한 번 겪었다고 해서 영원히 지나간 게 아니니까요. 타임머신을 타고 작가의 과거로 돌아가서 쓰는 청소년소설은 매력이 없는 것 같아요. 청소년기는 누구에게나 늘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세상에 맞는, 요즘 아이들이 공감하는 그런 ‘끝내주는’ 글을 쓰려고 늘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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