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9.4 금 14:15
특집
생각하는 종교, 행동하는 종교인양재성 / 기독교 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한우리 편집위원  |  dkgkaa@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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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호]
승인 2009.06.03  2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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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이후 종교계는 전과 다른 행보를 보여 왔다. 거리로 나온 종교는 지금도 시민의 곁에서 가르침과 희망을 주고 있다. 종교계의 변화된 행보가 지니는 의미를 생각해보고 한국사회의 변화와 성찰을 위해 종교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본다. <편집자주> 

 

  생명은 하늘이 지어낸 선물이다. 누구도 생명을 함부로 할 수 없다. 생명은 그 자체로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 생명이 제 숨을 쉬고 제 삶을 살아가는 것은 하늘이 그 생명체에게 준 복이므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생명은 무참히 부서지고 죽임당하고 있다. 인권과 생명권이 무너지고 생명과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그 때 촛불이 나타났다. 전문 시위꾼들이 아닌 중고생들이 민주주의를 말하며 나섰다. 학부모들이 따라 나섰고 아줌마들도 유모차를 끌고 나섰고 노인들도 노동자들도 나섰다. 학자들도 학생들도 나섰다. 종교인들이 나서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 나선 기도의 길


   이명박 정부는 정권을 인수하자마자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추진단을 구성하였다. 대운하는 한반도와 지구 생태계에 치명적일 뿐만 아니라 대자연의 질서를 거역하는 행위로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최대의 생태계 파괴사업이 될 대운하를 막기 위해서 개신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4대 종단의 종교인들이 나섰다. 작년 2월부터 5월까지 ‘생명의 강모시기 종교 성직자 100일 순례’를 통해 우리는 생명의 강을 따라 걸으면서 강을 모셨다. 아울러 자연에 가한 폭력을 회개하고 대운하사업 백지화를 위해 기도하며 우리는 걸었다. 또한 돈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이 아닌 생명평화적 가치관이 기준이 되는 세상을 열자고 다짐하며 걷고 또 걸었다. 4대 종단 종교인들이 100일 동안 같이 먹고, 같이 잠을 자고, 같이 걸었다는 것은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놀라운 일이다. 그 중심엔 생명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지켜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해 10월 지리산 노고단에서 시작된 오체투지는 생명이 제 숨을 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고, 더 이상 생명의 파괴는 안 된다고 말 없는 말로 소리치며 지렁이처럼 기어왔다. 지네처럼 기어왔다. 수경 스님, 문규현 신부, 전종훈 신부는 상식이 통하는 세상, 가난한 자들이 차별받지 않고 인간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고 몸으로 말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학벌과 재벌, 주류가 판을 치는 사회에서 비주류가 살 수 있는 틈을 만들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틈을 만들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비통하고 황망한 일이다. 충격, 충격, 충격이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 현실 때문에 슬픔은 더욱 크고 마음은 고통스럽다.
   현 정권은 감세정책, 복지예산 삭감, 뉴타운 재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며 서민들의 생존권을 벼랑으로 몰아 세웠다. 어려운 때일수록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한 서민들은 가진 것도 빼앗긴 채 스스로 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했다. 우리나라에서 재개발 후 재정착하는 비율은 15~30%에 불과하다. 선진국이 지역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원주민의 80%를 재정착시키고 있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이다. 재개발로 가난한 사람들은 변두리로 밀려나고 또 추방당한다. 그 결과가 용산참사다. 죽은 자는 있는데 죽인 자는 없다. 철거민들이 죽임을 당한 지 120여 일이 되었는데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생명파괴, 생명무시로 일관하는 무능하고 파렴치한 이 정권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 또한 용산참사는 앞으로 언제든지 재현될 소지가 충분하다. 용산참사는 일그러진 우리사회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 시대의 자화상이다.
지금도 용산참사 현장에는 매일 미사가 드려지고 있다. 개신교회의 예배도 드려지고 있다. 불교와 원불교의 기도법회도 진행되고 있다. 생명을 보호하고 지키는 일은 종교 본연의 의무이다. 약한 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이 기댈 버팀목이 되어 주는 일은 종교의 역할이다. 

행동하는 종교의 사회적 역할
  

   뉴라이트 등 극보수 세력을 등에 업고 등장한 이명박 정부는 시민단체, 진보세력과의 대화를 거부한 채 일방통행으로 국정을 몰아갔다. 남북갈등, 언론장악, 경제위기, 교육정책, 양극화, 보복정치, 신공안정국 등은 민주시민의 가슴에 불을 지폈고 기도의 자리에 머물렀던 종교인들을 마당으로 끌어냈다. 80년 민주화에 앞장섰던 종교진영은 다시 시민단체, 국민들과 연대하여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게 되었다. 서울광장에서의 대규모 촛불시위와 종교인 기도회는 국민과 소통하는 귀한 마당이 되었다.
종교의 역할은 생명을 보전하고 지키고 살리는 일이다. 생명과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을 방임하는 것은 종교의 직무유기이다. 때문에 생명권과 인권을 무시하는 오만방자한 정권에 저항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다. 어떤 정책이든 국민의 뜻을 물어 집행해야하며 국민의 생존권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생명체들이 저마다 고유의 숨을 쉬고 마땅한 대접을 받는 그런 사회가 올 때까지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기도할 것이다. 고통이 있고 아픔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 나설 것이다.
이달 29일부터 4대 종단 종교인 100일 기도회가 성공회 대성당에서 열린다. 먼저 개신교가 30일을 기도하고, 이어서 원불교가 10일, 천주교가 30일, 불교가 30일을 기도한다. 생명을 파괴하는 야만의 시대를 종식시키고 참회와 성찰, 저항과 사명을 갖고 생명평화의 세상을 열고자 기도회를 연다. 우리 종교인들은 옳은 것은 옳다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 할 것이며, 옳은 것이 바로 설 수 있도록 기도하고 행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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