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남 / 본교 첨단영상대학원 박사과정

     
 
     
 
게임아트는 디지털아트의 맥락에서 새로운 아레나(arena)로 실험 및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미래형 컨텐츠와의 접목에서도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아트는 이제 시작 단계에 있으며, 작품 및 연구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게임아트는 예술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만들어진 게임으로 실제 플레이도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1993년 텍사스 컴퓨터 게임제조회사인 id Software는 컴퓨터게임의 기술적인 가능성을 새로운 방법으로 증대시켰다. id측은 그들의 게임 코드를 인터넷상에 공개해 놓았고, 쉐어웨어의 형태로 판매 가능하게 했다. 이 판매기술은 창설자를 억만장자로 만들어 주었으며, 유저 변경은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 새로운 모델이 되었다. 이러한 게임산업의 배경 속에서 게임 둠(Doom)에 이어 나온 id Software의 FPS(First Person Sooter)게임인 퀘이크(Quake)를 변경함으로써 1990년대 후반에 최초의 게임아트인 JODI의 ‘언타이틀드 게임(Untitled Game)’이 등장한다.

초기 게임아트 작품은 기존 상업적 게임들을 해킹하고 프로그램을 변형시켜 완전히 식별할 수 없게 프로그램을 변경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해킹이 사회적·윤리적 물의를 일으키는 것과 달리, 게임 해커 아티스트들은 게임의 지평을 확장시키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며, 기존 상업적 목적의 게임과 다른 결말을 지향하는 문화적 해커로 평가되기도 한다.

 

JODI, 게임아트의 시발점

게임아트는 1990년대 후반 JODI를 시작으로 조안 린더(Joan Leandre), 탐 베츠(Tom Betts), 앨리슨 밀리(Alison mealey), 노베르트 베이어(Norbert Bayer) 등의 게임아티스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JODI는 조안 힘스커크(Joan Heemskerk)와 더크 파에스만스(Dirk Paesmans) 두 명으로 이뤄진 아티스트 그룹을 말한다. JODI의 작업[그림1]은 게임 퀘이크를 근본적으로 조작하여 작업을 진행하였으며, 모든 객관적인 디테일과 텍스트들을 제거했다. 그리하여 옵티컬아트에서 볼 수 있음직한 흑백의 풍경만이 남게 된다. 대부분의 그래픽적인 요소는 삭제되고 단순화된 흑백의 여러 도형들이 조합된 형태로 보여진다. 이 단순화된 흑백의 그래픽은 빠른 움직임을 갖고 있다. 게임아트를 비롯한 그의 작품들은 강박관념적이며 자연적 본성을 파괴하는 어떤 것처럼 보인다. 또한 지불하지 않고 소스들을 가져오거나 훔쳐와서 재해석·재작업하는 것들은 언더그라운드, 특히 펑크운동과 연관지어 해석되고 있다. 아울러 그의 작업들에서는 매터리얼(material)에 관심을 갖고 중요시하는 측면이 보여지기도 한다.

 

탐 베츠의 ‘QQQ’ 프로젝트

탐 베츠(Tom Betts)는 다재다능하고 활동적인 아티스트이다. 프로그래머이자 디자이너이며, 작곡가이자 뮤지션이고, 퍼포머이기도 하다. 탐 베츠는 ‘The Evolution Festival in Leeds [3 - 13 October 2002]’에 진출하기 위해, 인터랙티브 인스톨레이션 ‘QQQ’를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최첨단 기술과 동시대 게이밍 문화를 다루는 프로젝트였다. [그림2]는 변경 전 퀘이크Ⅲ의 스크린 샷이며, [그림3]은 퀘이크Ⅲ를 변경하여 제작한 탐 베츠의 게임아트 'QQQ'의 스크린 샷이다. 이 설치작품은 오리지널 게임을 해킹하여 고의적으로 에러를 발생시킨다. 또한 게이머들의 플레이에 의해 만들어지는 제너러티브(generative) 아트이다. 프로그램의 에러를 사용하고, 렌더링 잔상을 지우지 않고 남겨둬 마치 추상 페인팅처럼 보인다.

 

[그림3] QuakeⅢ 를 변경해서 만든 탐 벳츠 의 QQQ 스냅 샷

이와 같이 게임아트는 디지털아트의 맥락에서 사회·문화적 실행을 확장시켰고, 프로그래머들에게 필요없었던 에러 또는 해킹을 통한 작업은 새로운 사고의 확장에 기여하였다. 그래서 게임아티스트들은 문화적 시스템의 통찰력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문화적 해커로 묘사된다. 하지만 많은 게임아티스트들이 그래픽적 본성에 치중하고 있는 특징 또한 보여진다. 이 점은 과거 예술의 재현이라는 비판적 시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과학과 예술의 접합 부분에 있어 새로운 감성 매터리얼의 활용이라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게임아트가 공학 분야뿐 아니라 정보시대에 ‘예술의 사용’이라는 새로운 예술 형태 및 가능성에 관해 여러 담론들을 형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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