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가 주최한 중앙우수논문제(이하 중우논)에 대한 잡음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중우논은 논문거래 의혹 외에도 과도한 상금 증액, 수상작의 특정학과 편중, 전례 없는 심사평 미게재, 원총 회장의 심사위원 섭외 과정 개입 등 전반적인 운영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과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심사위원 섭외과정이 투명하지 않다. 심사위원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이충원 원총 회장은 “수상작이 내가 속한 심리학과에서 나와 곤혹스럽다. 나도 이번에 논문을 내려고 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어 안 냈다”며 심사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나 권지은 학술편집국장에 따르면 “심사위원 섭외에 어려움을 겪어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원총 회장은 “직접 섭외한 것이 아니라 아는 사람에게 섭외를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개입을 직접 했느냐 간접적으로 했느냐는 차치하고 총 상금 규모만 천만 원이 넘는 중우논의 심사위원을 ‘원총 회장 아는 사람’이 구성하고 섭외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주은우 교수(본교 사회학과)는 "보통 논문제를 주최할 때는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위원회에서는 내규에 근거해 심사위원 섭외와 심사 방식 등을 정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한다. 이 정도 규모의 논문제가 이렇게 자의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례 없이 심사평이 논문집에 개제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본심 탈락작에 대한 심사평은 물론이고 수상작들에 대한 심사평도 게재되지 않은 점에 대해 원총 회장은 “심사평이 들어오긴 했지만 달랑 한 줄로 보내는 등 무성의한 수준이었다. 도저히 실을 수 없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했다”며 “원우들이 원한다면 심사평을 개인적으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심사평을 보내준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논문제 자료집에 심사평이 실리는 것은 기본이다. 심사평을 통해 원우들은 수상 논문의 수상 근거와 자기 논문의 부족한 부분을 판단하게 된다. 원총 회장은 “심사위원을 외부에서 섭외하는 과정에서 공정을 기하기 위해 응모 논문의 전공과 무관한 비전공자들로 구성했다. 그 과정에서 심사평을 제대로 못 받은 것은 시행착오였다고 판단하며, 이후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심사평도 제대로 써주지 못하는 비전문가들이 논문 내용에 대한 전문적 소양을 요하는 항목들에 관해 제대로 평가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심사위원을 공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원총 회장은 “일반적으로 학술진흥재단 소속 학회에서 논문제를 열 때 심사위원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심사위원 공개는 학회에서 제명당할 소지가 있는 비윤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원우들이 공개하라고 요구해도 이 원칙을 어길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금년도 1학기 감사 자료집에서는 예비심사 심사위원들을 공개한 바 있으며, 2005년도에는 심사평과 심사위원 이름이 논문집에 함께 실리기도 했다. 본심에서 탈락한 구세희(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원우는 “중우논 사업 전반에 관한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심사 과정 및 심사위원 섭외와 관련된 의혹들을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며 해명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심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는 시점이므로 원총은 지금이라도 심사위원 섭외 및 심사과정에 대해 납득할 만한 답변을 내놓아야 하며, 중우논 사업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여경아 편집위원   kyj515@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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