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너 딱걸렸어


가을 학기가 시작되었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에서 개강총회 및 모임들이 많아졌다. 사람들이 모이면 으레 술자리가 있게 마련이다. 차를 가져와서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거나 간혹 의도하지 않게 한 잔 하다가 음주운전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음주 단속을 걱정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음주 단속을 할 때 경찰들이 들이미는 조그마한 음주측정기는 운전자라면 한 번쯤 불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음주 운전자를 불안하게 만드는 음주측정기의 원리는 어떤 것일까.
우리가 술을 마시게 되면 알코올은 위와 장에서 흡수된다. 그런 다음 간에서 80~90%가 분해효소인 알코올-디하드로게나제(ADH)로 분해되고, 나머지는 에타놀산화계 효소(MEOS)에 의해 분해되어 최종적으로 알코올은 탄산가스와 물로 된다. 문제는 술을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우리 몸에서 미처 완전히 분해하기도 전에 폐에서 알코올이 빠져나가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날숨을 쉴 때 입에서 술 냄새가 나는 것이다.
알코올 측정은 우리의 호흡을 통해 혈액 속에 있는 알코올 농도를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것이다. 이 때 혈중 알코올 농도의 기준은 혈액 100ml 속에 몇 mg의 알코올이 측정되었는지를 퍼센트 단위로 나타낸다. 혈중 알코올 농도에 따른 신체의 반응을 알아보면 0.02%가 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몸이 따뜻하게 느껴지며, 0.05%가 되면 행동이 느려지고 주의력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0.10%가 넘으면 균형감각과 판단능력이 떨어져 운전하기에는 위험하며, 0.30%가 넘으면 만취상태로 이르게 된다. 그래서 음주측정기의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면 혈액 채취를 통해서 알코올 농도를 측정한다. 술을 먹고 운전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알코올로 인해 신경 반응 속도가 떨어지게 되어 브레이크를 밟는 타이밍이 늦어진다는 것이다.
음주측정기의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기기에는 백금으로 된 전극이 있고 사람이 불어 내는 공기의 알코올 분자가 백금 전극(+)에 달라붙어 전류가 흐르게 된다. 알코올 분자가 많이 붙을수록 전류는 잘 통하게 되고 그 세기에 따라 알코올 혈중 농도를 계산하게 된다. 예전에는 다이크롬산 칼륨이라는 노란색의 화학물질을 사용했지만 칼륨을 바꿔야만 하는 불편 때문에 백금 측정기로 대체되었다. 이 밖에 적외선의 양을 측정해서 농도를 알아내는 방식이나 분리칼럼을 쓰는 소형 기체 크로마토그래피 방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술을 마신 뒤에는 초콜릿이나 양치질, 껌을 씹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단지 알코올 냄새만 감춰주는 효과이기 때문에 호흡을 통해 나오는 알코올 분자를 막을 수 없다. 그러므로 어쩌다가 운이 좋아 경찰의 단속을 피한다 해도 교통사고의 위험은 피해 갈수 없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음주측정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음주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과 타인을 위해 음주운전을 꼭 금지해야 한다.
 이호석 편집위원  hoseak76@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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