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늘리기가 “양적 성장”의 전부인가

윤한철 / 인문계열 대표

 

182호 대학원신문 곳곳에 실린 전쟁반대와 파병반대의 목소리들을 공감하며 읽었고, 편집위원들이 글 말미에 “No War”라는 문구를 삽입하는 세심함도 좋았다. 귄터 그라스의 반전성명서 <강자의 불의>도 설득력 있었다. “바위가 굴려 올려지자마자 다시 산 아래로 떨어지고 말 것이라는 것을 우리가 예감할지라도” 반전의 목소리들이 멈추어서는 안 된다는 말에 공감했다. 지난호에 실린 <인터뷰 : 김대식 대학원장에게 듣는다>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은 부분이 많지만, 여기서는 그 글에서 언급된 두 개의 약속을 확인하고자 한다.

총괄정원제 시행이후 일부 학과에서는 2~30명 이상, 많게는 4~50명 이상의 수강생이 한 강의에 몰려 학부 수업을 방불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예상된 폐단임에도 분반이라든가 교원확충이라든가 하는 어떠한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지난 달 24일, 2인 이하의 수강생이 신청한 과목을 폐강한다는 학칙을 올 2학기부터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공문이 각 과로 발송되었다. 많은 학과에서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이것이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는 대학원의 현 실태이다. 인터뷰에서 양적 성장이 대학원 정원의 확충이라는 의미로만 국한되었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볼 때, “30명이 넘는 수업의 경우에 분반을 허용하겠다”, “재적 인원이 적은 학과에 대해서는 그 수업을 보장하겠다”고 한 대학원장의 약속은 꼭 지켜져야 한다. 그 약속을 이행하는 것은 대학원을 질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유지시키는 것이기에 중요한 문제이다.

불충분한 연구 공간과 열악한 연구 환경, 부족한 전임교원이라는 산적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양적 성장이 질적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아니면 양적 성장이 질적 저하를 가져올 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이에 앞서 위에서 제기한 두 문제가 성실하게 실행에 옮겨질 때 대학원에서 구상하고 있는 발전계획안에 대한 원우들의 신뢰는 높아질 것이다.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