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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회
지식기반경제론의 문제점[이창]
최화진 편집위원  |  drum5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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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호]
승인 2006.07.05  00: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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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훈 / 한신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전 세계적으로 지식기반경제론이 유행하고 있다. “불확실한 경제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경쟁력의 항구적인 원천이 지식이라는 사실이다”라든지 “전통적인 생산요소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에는 지식이 유일하게 의미 있는 자원이 되었다”는 주장들이 그 대표적인 주장들이다. 지식기반경제가 되면 모든 사람들이 지식인이 되고 지식생산에는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될 것이라는 환상적인 전망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기반경제론은 몇 가지 중요한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우선 과거에는 자본이나 노동이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였지만 오늘날에는 지식이 가장 중요한 부의 원천이 되었다는 주장을 살펴보자. 얼핏 보면 이러한 주장은 지적 재산권이 점점 중요해지고, 빌 게이츠와 같은 천재들이 엄청난 돈을 버는 현상들을 잘 설명해주는 것 같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자. 산업혁명기에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만든 것은 새로운 지식을 활용해서였다. 미국의 GE는 발명왕 에디슨을 이용하여 세계 최대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이와 같이 인간의 역사에서는 언제나 지식이 부의 원천이었던 것이다. 오늘날의 자본주의에서 달라진 것은 지식이 부의 원천으로 되는 형태와 제도인 것이다.

다음으로 지식과 노동을 기계적으로 대비시키는 것도 문제이다. 지식은 일차적으로는 인간의 머리 속에서 생겨난다. 즉, 일차적으로는 웨트웨어(wetware)로서 출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식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형태로 표현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와 같이 지식을 발휘하는 과정이 바로 노동인 것이다. 인간의 노동이란 인간의 근육을 움직이는 과정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인간의 지식을 드러내는 과정이다. 따라서 노동과 지식을 대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한 종류의 지식을 가진 노동과 다른 종류의 지식을 가진 노동 사이의 대립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식은 모방되고 전파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상대성 원리를 발견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그것을 배우고 활용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다. 요즈음에는 고등학생들도 그 원리를 이해하고 있다. 이와 같이 지식이 쉽게 모방되어 버리면 그것을 가지고 돈을 버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같은 이야기이지만, 지식은 격차가 있을 때에만 부의 원천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남이 모르는 정보나 지식을 가지고 있을 때에만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지식으로 돈을 벌려는 사람들은 자기의 지식이 모방되고 전파되는 것을 가능한 한 막으려고 하게 된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특허와 저작권 같은 지적재산권 제도가 세계무역기구의 틀 안에서 제도화되고, 소리바다의 경우처럼 개인들 사이의 자유로운 파일교환을 감시하고 억제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지식기반경제라는 것은 지식이 근본이 된다는 점에서가 아니라 지식을 가지고 돈을 버는 제도와 형태에서 다른 것이다. 지식과 노동의 대립이라고 하는 것은 실상은 한 종류의 노동자에게 너무 많은 임금을 지불하면서 다른 종류의 노동자에게 너무 작은 임금을 지불하는 현상을 합리화하려는 이데올로기이다.

은퇴하면서 너무 많은 돈을 챙겨서 말썽이 되고 있는 잭 웰치는 재직 시절 노동자 1만 5천명분의 임금을 혼자 받았다. 또한 지식기반경제는 지식을 확대시키기도 하지만 지식의 독점과 격차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제인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의 이러한 부정적인 경향을 억제하고 소득과 부를 골고루 나누기 위해서는 지식의 공유를 확대하고 지식의 독점을 억제하려는 사회적인 운동이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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