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3.25 수 18:01
기획사회
191호 [문화바람] 에쓰노그라피로 말 걸기 ② 성매매 방지와 살 권리
안혜숙 편집위원  |  ahs1182@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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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호]
승인 2006.03.03  0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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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호 [문화바람] 에쓰노그라피로 말 걸기 ② 성매매 방지와 살 권리


성매매 근절은 우리 모두의 몫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매매 산업구조에 대한 실태 비판과 함께

성매매 근절을 위한 운동의 현황을 살펴보고,

성매매를 그만둔 여성들이 이후에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지

활동가들이 제시하는 방안과 정책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차례 

1.기지촌, <나와 부엉이>, 그리고 에쓰노그라피
2.성매매 방지와 살 권리



조진경 / 성매매 근절을 위한 한소리회 사무국장

 

성매매 여성들은 성산업에 철저히 이용당하고 있다. 이들이 성산업에 유입된 이유는 그들 자신에게 있다기보다 사회 구조적 모순과 잘못된 사회적 가치, 성산업 구조에 있다. 많은 여성들이 한소리회를 찾아와 털어놓는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가출할 이유가 있었다는 점이다. 상담원들 모두가 이 여성들이 성산업에 유입된 첫 번째 원인인 가출을 잘 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이들에게는 가출할 이유가 충분했다. 가출하여 오갈 데 없는 소녀들에게 독립할 수 있도록 경제적 대가가 주어지는 직업은 없었다. 오직 어릴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성산업만이 이들을 필요로 하고, 갈 수 있는 곳이다. 또한 흘러넘치는 성매매 업소에 대한 정보는 집 나와서 갈 곳이 없는 소녀들을 쉽게 유혹한다. 소녀들은 그 안에서 무슨 일을 하게 될 지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들은 이 일을 하게 되면 얻을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에만 관심이 있다. 그녀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녀들은 꼭 세 달만 일을 해주면 1천만 원을 얻게 될 것이라고 믿고 이 일을 시작하지만, 그녀들이 얻는 것이라고는 병과 파괴된 자존감과 사회적 지탄, 그리고 빚뿐이다.


빚을 진 여성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업주들은 돈을 번다. 돈이 벌리는 장사는 망하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 사회 곳곳에 유흥업소가 번창하는 이유는 돈이 벌리기 때문이다. 더 많은 여성들이 성산업에 유입되는 길만 남았다. 공급은 수요를 부르고 수요는 공급을 낳기 때문에 유흥업소가 많아지면 성매매되는 여성은 많아질 수밖에 없고, 성 구매자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성구매자는 여성들의 성을 돈으로 사지만 아무도 영수증을 떳떳하게 끊지 않는다. 그녀들을 사는데 드는 비용은 다른 업종의 영수증으로 대체된다. 성산업의 활성화는 성매매된 여성만 비인간화시킬 뿐 아니라 성구매자인 남성의 삶도, 또한 국가 경제의 건강성이나 도덕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발·비자발적 성매매 구분은 부당하다


그렇다면 성매매는 근절될 수 있을까. 우리 사회는 성매매를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철저히 금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나쁘지만 꼭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성매매된 여성들을 자발과 비자발로 구분하여 보호에 차등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성매매는 결코 근절될 수 없다. 61년 윤락행위등방지법(이하 윤방법)이 제정된 이래 95년경 쌍벌 조항이 첨가돼 개정됐다. 이 법은 성매매를 피해자 없는 범죄행위로 보고 있으며 사회의 풍속을 해치는 수준에서 성매매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법에서 규제를 받는 대상은 눈에 보이고, 한 곳에서 몸을 파는 여성들뿐이었다. 강력한 금지주의를 표명하고 있지만 성매매를 필요악이라고 인정하고 있는 법철학으로는 도저히 성매매를 줄일 수 없었고, 결국 실효성을 상실한 법은 사문화될 뿐이었다.

 

성매매된 자를 구조의 피해자로 인정하는 법안 필요
 

성매매는 성매매된 자의 삶을 파괴하는 범죄행위로, 성매매된 자를 피해자로 보고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는 법철학을 전제해 법을 제정해야 한다. 최근 여러 논란 끝에 윤방법 개정은 포기되고 성매매 방지법 제정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조배숙 의원의 주도로 발의된 ‘성매매알선등범죄의처벌및방지에관한법률(안)’이 논의 중이다. 이 법은 금지주의를 바탕으로 성매매를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있지만, 성매매된 자를 범죄자로만 규정하지 않고 최소한 구조의 피해자로 인정하고 보호조치 규정과 인권보호 규정을 두고 있다. 또한 알선행위자들에 대한 근절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어 알선 행위자에 대한 무거운 형량과 내부 고발제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성산업에 유입된 여성들이 완전히 탈성매매하기 위해서는 법적 장치 외에도 여러 가지 지원이 필요하다. 성산업에 유입돼 성매매된 여성이 긴급 구조를 통해 탈성매매 했다 하더라도 이 여성이 다른 일을 통해 먹고 살 수 있도록 하지 않는다면 다시 성산업에 유입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벼랑에 몰렸을 때 긴급 구조요청을 한다. 이런 도움으로 성산업을 빠져나온 여성들 중 다시 많은 여성들이 삶의 기반과 심리적 불안 때문에 성산업으로 돌아간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상담과 긴급구조도 중요하지만, 정작 더 중요한 것은 성매매 근절에 대한 정부의 의지이며, 탈성매매를 위한 지원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다. 지원 시스템이라 하면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과 주거지 제공, 생계비 지원, 직업 훈련, 계속 교육의 기회, 사회적 낙인의 극복을 위한 장치, 직업 갖기 등이다.

 

성매매는 반드시 근절될 수 있다


그 외에도 성매매 근절을 위해 사회적 의식과 문화, 가부장제 사회의 해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남성사회에 대한 문제제기, 남성사회와 가부장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징 없애기, 양성 평등 사회 정착을 위한 상징 만들기, 군대문화 반대,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지지, 여성의 사회진출 등 사회에서 여성의 힘 갖기를 위해 활동하는 많은 여성단체들을 지지하고 연대하기, 사회적 의식과 문화를 바꾸기 위한 각종 캠페인과 교육활동 등이 필요하다. 최근 한소리회에서는 지난 달 19일 선포식을 시작으로 성매매 없는 세상은 나의 성매매 안하기 결단에서 시작된다는 의미의 ‘성매매 안하기 백만인 서명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 운동은 낮은 차원의 운동이지만 성매매 근절을 위한 시민실천운동이 될 것이다. 성매매 근절은 정부나 누구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전 국민이 성매매 현장을 감시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때 가능한 일이며, 이렇게 할 때 성매매는 반드시 근절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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