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호 [시사포커스] 제4회 비판사회학대회
2003-04-04 14:48 | VIEW : 32
 
159호 [시사포커스] 제4회 비판사회학대회

성은미 편집위원

한동안 세계화, 신자유주의라는 말이 유형처럼 사회학과 정치학분야를 휩쓸었다. 그러나 현재 아무리 세계화, 신자유주의라는 단어가 유행이 지나간 것으로 여겨진다 해도 쉽게 간과할 수 없는 그 단어가 지칭하는 현실 그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화, 신자유주의라는 말 그 자체가 진부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것이 일종의 이데올로기로서 선언적 의미만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선언적 의미만이 강조되었을 때 우리의 현실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 따라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기초한 현 시기 자본주의 본질과 특성에 대한 보다 냉철하고 진지한 분석이 요구된다.이러한 의미에서 9월 21일부터 9월 22일 양일간 본교 예술문화관에서 진행된 제4회 비판사회학대회(한국산업사회학회 주최)는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이번 대회는 “전지구적 자본주의와 시장전제주의체제: 사회학적 재검토”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정치와 사회운동 분야”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민족문제를 다루고 있고 “산업과 노동 분야”는 현대성의 의미와 종업원 지주제, 제3의길이 비판적으로 검토되었다. 특히, “세계화와 사회변동 분야”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라는 화두를 시장전제주의 속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불평등과 노사관계 변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시장전제주의가 각국 노사관계에 미친 영향에 대한 분석은 한국의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비판적 고찰로 연결되었으며 시장전제주의체제의 필연적인 산물인 비정규직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이 속에서 한국의 비정규직은 정규직을 대체하는 비자발적 형태임이 규명되었으며, 비정형, 비정규, 불안정 노동에 대한 개념 규정과 비정규 노동의 유형에 대해 논의되었다.

이런 풍부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세계 노사관계 변동과 한국의 노사관계의 상호관계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다소 미비했다는 점 그리고 이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여러 가지 이유로 충분히 진행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 말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이번 비판사회학대회가 또 하나의 선례가 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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