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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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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호 [미물과 함께 사는 세상] 추석날 쫓겨나는 말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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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호]
승인 2006.02.26  17: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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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호 [미물과 함께 사는 세상] 추석날 쫓겨나는 말벌
2003-09-03 15:21 | VIEW : 49
 

미물과 함께 사는 세상


추석날 쫓겨나는 말벌
 

문태영 / 고신대 생명과학과 교수

 

요즘은 추석 당일에 성묘를 하기 보다는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하여 추석을 전후한 몇 주 사이에 여유있게 하는 가족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모처럼 성묘를 가서 벌에 쏘이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 벌의 독은 독버섯이나 복어처럼 입으로 먹어서 장에서 중독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뱀이나 전갈처럼 혈액 중에 직접 주입되므로 매우 빨리 중독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과민충격을 받아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추석을 전후하여 벌집의 크기가 최대에 이르므로 약간의 자극으로도 흥분하고 공격성도 극도로 증가된다. 


말벌 중에서도 공격성이 가장 강한 것이 장수말벌인데, 지하에 집을 짓고 살기 때문에 때로는 빈 무덤 속에 커다란 집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미리 묘 자리를 만들어 두었다가 죽은 사람을 묻으려 땅을 파는 순간에 난데없이 장수말벌의 벌침세례가 벌어져 고인이 생전에 무슨 짓을 했길래 마지막 길에 불상사가 생기는가 하는 수군거리는 일도 있다. 그러나 벌의 입장에서는 무덤을 파면서 지표에 일어나는 진동에 불안감을 느껴서 죽기로 방어에 나서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땅이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어 토양생태계가 사라지고 있다. 이에 말벌들은 대표적인 피해자로 아예 살 곳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 갈 곳도 없게 되고 있다. 이렇게 말벌들이 사라져 가는 도시에 말벌의 일종이지만 집을 나무가지나 처마같은데 매다는 쌍살벌 무리들이 남아 그 생태적 역할을 대신해가고 있다. 도시 근교에서 무릎 아래에 이르는 풀을 베다가 쏘이는 벌들은 주로 쌍살벌들인데 공격성이 강한 편은 아니다.


말벌에 대처하는 방법을 몇 가지 정리한다. 우선 벌집이 있는 것을 뒤늦게 알고 이미 벌들이 몸의 주변에서 경계비행을 하는 상황이면 동작을 멈추고 천천히 둥지에서 멀어지면 벌이 쫓아오지 않는다. 둘째, 말벌들은 검고 빛나는 물체에 공격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가능한 검은 옷은 피하는 것이 좋고, 모발색이 검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밝은 색상의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셋째, 향수나 헤어스프레이 등은 대체로 식물향을 모방한 것들이어서 말벌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벌이나 곤충들이 몰려든다. 넷째, 알콜성이나 발효성 또는 탄산 음료는 삼가는 것이 좋다. 성묘시에 음식을 가지고 가는데, 소주보다도 막걸리 또는 유산균 음료에는 말벌들이 몰려온다.


대체로 사람들이 말벌에 피해를 받는 경우는 사람의 편견과 부주의에서 비롯된다. 또 말벌이 사람에게 위험하다는 생각만 하고 반대로 말벌이 사람의 존재로 인해 불안을 느낀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도시녹지공원이 늘어나면 말벌과 사람의 조우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사람이 마음대로 바꾸고 차지하는 세상이고 보면 함께 사는 것들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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