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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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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호 [미물과 함께 사는 세상] 자칼과 양을 살리는 목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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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호]
승인 2006.02.26  17: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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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호 [미물과 함께 사는 세상] 자칼과 양을 살리는 목도리
2003-10-08 10:07 | VIEW : 53
 

190호 [미물과 함께 사는 세상] 세 번째 이야기


자칼과 양을 살리는 목도리

 

문태영 / 고신대 생명과학과 교수

 

아프리카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다. 포식자이면서도 부패한 고기도 마다하지 않는 자칼은 몸집도 크지 않고 생긴 것도 영리한 구석이 없지만 무척 사납고 끈질긴 동물이다. 아프리카에서 자칼의 먹이가 될만한 가축이 몰려있는 농장은 자칼이 지나칠 수 없는 사냥터다. 사실 자칼은 원래 그런 동물인데, 자칼이 사는 곳에 농장을 지어놓고 자칼더러 먹이를 먹지 말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가축은 중요한 재산이다. 그러나 타협을 모르고 농장의 여러 방어망을 교묘하게 뚫고 가축들을 무상으로 잡아먹기 때문에 자칼은 성가신 경계대상이다.


남아프리카의 이스턴 케이프(Eastern Cape)에 사는 농부들인 킹 형제는 자칼 덕분에 돈이 벌리는 사업을 하고 있다. 킹 형제는 양털을 깎아 팔며 사는데 해마다 자칼에게 많은 양을 잃었다. 그래서 덫도 놓아보고 사냥개를 사기도 했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역시 소용없는 일이었다. 이 형제들이 보기에 자칼은 새끼들에게 양을 잡아먹는 방법을 가르치기라도 한 것처럼 전보다 더 교활해지고 심지어는 더 강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오랜 동안 자칼에게 죽은 양들을 보니 항상 목을 물려죽었다는 것을 알았다. 킹 형제는 자칼을 죽이는데만 집중했던 생각을 양의 목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돌렸다. 그래서 매운 양념과 기계정비용 윤활유를 섞어서 양의 목에다 발랐으나, 마치 양의 목에 간을 맞춰준 것처럼 자칼은 양을 먹어치워버려 결국 양념작전은 실패하였다. 이 다음에 킹 형제가 생각한 것은 주석으로 만든 목도리를 양의 목에 부착하는 것이었는데, 이것은 자칼로부터 양은 보호했지만 양털의 색이 변질되어 상품가치가 없게 되는 문제가 생겼다. 결국 이것도 실패한 셈이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고밀도 폴리에틸렌으로 목도리를 만들어서 양의 목을 보호하면서 털의 품질이 유지되는지 보았다. 이 목도리는 재활용도 가능하고 아무데나 비벼대는 양의 목에서 거의 십년 정도를 버틸 정도로 오랜 내구성을 보였다. 특히 자칼의 강한 이빨로부터도 양을 잘 보호해 주었다. 그러나 스라소니와 비슷한 카라칼은 폴리에틸렌 보호대를 뚫고 양을 해치고 있다. 킹 형제는 현재 사용되는 목도리를 카라칼도 막아낼 수 있도록 개선시키고자 여러 궁리를 하고 있다.


지난 삼년동안 약 20만개 정도의 킹 목도리가 팔렸다. 개당 6백원 정도하는 킹 목도리는 형편이 넉넉지 않은 농부들도 부담없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가격이다.


결국 킹 목도리는 농부와 자칼 모두에게 어느 정도의 타협을 이루어준 매개체가 된 것이다. 자칼은 사람에게 죽임을 당하지는 않는 대신에 원래 양이 없을 때 야생에서 먹이를 구하던 식으로 먹이를 찾아야 하고, 사람은 킹 목도리를 구입하는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에 양을 잃지 않는 것이다. 양과 자칼이 모두 죽지 않고 또 사람과 자칼이 공존하는 방법이 간단하게 제시된 것이니, 우리가 원하는 생태적 윈윈전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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