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호 [사회로의 Log-in]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전국조직을 준비하는 이유
2004-04-23 11:32 | VIEW : 225
 

198호 [사회로의  Log-in]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전국조직을 준비하는 이유


단결과 연대를 통해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홍영교 / 전국비정규직노조대표자연대회의(준) 의장

 

작년 고 이용석 열사의 비정규직 차별에 맞선 항거에 이어,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인 고 박일수 열사의 분신항거가 결행되었다. 온갖 차별과 고용불안, 법적 무권리와 노동탄압하에서 고통받고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실태에 비추어볼 때 올해 역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격렬한 분노와 저항이 예견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열사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고 더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전조직적 실천과 사회적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 많은 비정규직 사업장들 사이에서 비정규직 주체들간의 연대와 교류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그후 몇 차례 회의를 거쳐 가칭 전국비정규노조대표자연대회의(이하 비정규연대회의) 준비위를 구성하게 되었고, 올해 초에는 조직체계정비를 마치고 비정규직 주체의 자주적이고 일상적 실천활동을 통해 전국전선을 구축하고자 했다. 


현재 정권과 자본은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제도화하려는 노동법 개악등을 추진하고있다. 비정규연대회의(준)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노동유연화 정책에 맞서 노동법개악저지를 기본방향으로 비정규관련 노동법 개악저지, 법·제도개선을 위한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또한 최저임금법 개정을 통한 최저임금 76만6천1백40원 쟁취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과 근로기준법적용, 간접고용노동자의 원청 사용자성 인정과 파견법철폐, 불법파견근절 및 공공부분 비정규직 확산금지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근로기준법개정 및 평등노조 이주지부 노동권 보장 등을 중심으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단위사업장 조직과 투쟁은 이미 한계에 봉착해 있다. 이젠 전국단위의 공동실천투쟁이 필요하며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공동의 이해와 요구를 모아내고 공동의 투쟁을 전개해야한다. 총자본의 대응에 비해 우리 노동자들의 대응은 미약하여 지금 이 시기에 비정규 노동자들의 전국적 연대체가 중요하다. 먼저 주체가 되어서 조직하고 투쟁하면서 이것을 민주노조운동진영의 과제로 제기해야 한다. 그것이 비정규연대회의(준)가 해야할 과제이다.


저임금 구조개선, 차별철폐, 정규직화 등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요구하고 해결해가야 할 과제는 산적하게 쌓여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절실하게 염원하는 것은 전체 노동자들이 더 큰 ‘단결’과 ‘연대’이다. 비정규연대회의(준)는 힘에 부쳐서 당장의 과제를 쟁취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투쟁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를 확대하고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를 확대한다면 언젠가 반드시 우리의 투쟁의 과제를 쟁취하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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