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호 [사회] 새로운 모바일 문화, DMB
2005-04-23 05:11 | VIEW : 46
 




새로운 모바일 문화, DMB




다음달 상용화 되는 DMB로 인해 ‘IT 강국’으로써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DMB 서비스가 시작도하기전에 사업자, 서비스업체,
단말기업체간에 치열한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DMB를 둘러싼 논쟁들과 DMB가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알아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집밖으로 나온 텔레비전 DMB



황성연 / 신문방송학과 박사






유치원에서 율동과 함께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를 부르는 아이들, 그중 한 아이는 유독 손으로 그리는 텔레비전의 크기가 다른 아이들보다 작다. 유치원 선생님은 의아한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보지만 그 아이는 쇼핑카트 위에서 아빠의 목에 걸린 텔레비전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이러한 내용의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광고에 등장하는 것이 DMB이다. 이제 광고에서 보던 DMB가 다음달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루어지면서 우리에게 다가온다.


DMB는 ‘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의 약자로 말 그대로 디지털 방식으로 음악, 영상, 데이터를 동시에 전달하는 기술이다. 본래 DMB는 라디오 주파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인 DAB(Digital Audio Broadcasting)를 발전시킨 것으로 DAB는 지난 1995년부터 영국, 독일, 미국 등에서 라디오 주파수를 이용하여 날씨, 교통, 재난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발전시켜 영상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들었고 2003년 DMB라는 용어로 통일하여 사용하고 있다.


DMB는 전송방식에 따라 위성을 이용하는 위성 DMB, 지상파를 이용하는 지상파 DMB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위성 DMB는 TUMedia가 일본의 MBCO사와 공동으로 지난해 3월3일 한별1호 위성을 발사하였고, 올해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해 다음 달부터 유료로 서비스된다. 지상파 DMB는 기존 지상파 텔레비전 채널의 빈공간인 8번과 12번 채널을 이용하는 것으로 지난달 채널 사업자와 채널 임대 사업자 선정이 완료되었으며, 무료로 서비스될 것이다.


새로운 방송 서비스의 변화

DMB는 디지털기술을 이용하여 기존 주파수를 분할하고 이를 이용하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따라서 기존 지상파 방송처럼 채널과 채널 사이를 비워두지 않더라도 채널간 간섭이 없기 때문에 주파수부족을 해결할 뿐 아니라, 이동 중에 수신할 경우에도 화면에 눈이 내린다거나 화면이 겹쳐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더욱이 다양한 데이터 정보까지 포함하고 있어 기존의 방송과는 전혀 다른 서비스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은 디지털 방송과 같다. 하지만 이동수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디지털 방송과 구별된다.


따라서 DMB와 관련한 변화는 단순히 새로운 매체나 서비스가 도입되는 것이라는 미시적인 관점보다는 방송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나타나는 변화로 살펴보아야 한다. 즉, 단순히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수단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방송서비스의 시스템과 질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우리는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부를 만큼 매우 수동적인 입장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여왔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똑똑한 텔레비전이 그것도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텔레비전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시간맞춰 집으로 달려가지 않아도 되고, 오늘 비가 오는지를 알기 위해 일기예보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반면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기존에 제공하던 프로그램이외에 다양한 서비스와 정보를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를 이용한 다양한 사업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즉,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송출하는 것 뿐 아니라 그 외에 프로그램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 방송에 이용된 상품의 판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수입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관련기업에 다양한 사업기회를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면 뿐 아니라 새로운 사업자의 등장과 그에 따른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방송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특히 위성 DMB사업자인 TUmedia가 방송사보다 큰 자본력을 가진 SKtelecom의 자회사인 점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상파 DMB의 도입을 강력히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지상파 DMB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보는 것과 같이 각 방송사가 신문사와 공조하여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등으로 볼 때 방송관련시장의 재편은 빠른 속도로 이루어 질 것이다.


DMB, 어떻게 이용 할 것인가

또한 방송을 시청하는 수단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우선은 거대한 부피와 무게를 자랑하던 텔레비전의 개념이 앞서 소개한 광고에서처럼 휴대폰으로 대체되거나, 아니면 차량에 부착된 오디오, 또는 전용수신기 같은 것으로 다양화 될 것이다. 따라서 DMB는 이미 포화된 휴대전화 시장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뿐 아니라 차량용 오디오 역시 새로운 기능이 내장된 제품으로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결국 방송을 시청하는 방법이 다양화되어 결국은 고정형 미디어와 이동형 미디어로 구분될 것이며, 무엇으로 보느냐의 문제에서 무엇을 보느냐의 문제가 중요해 질 것이다. 그에 따라 기존의 시청자의 이용형태가 크게 변화할 것이며, 그에 맞는 방송편성전략의 재편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매체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버전의 프로그램 제작이 필요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변화를 몰고 올 DMB는 전세계적으로 우리가 처음 도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휴대전화의 CDMA기술을 처음으로 채택하고 상용화하여 그것을 수출한 사례와 같이 우리나라에 엄청난 부가가치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DMB기술을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이를 발전시키고 있다.


따라서 DMB와 관련한 변화의 폭과 양상에 집중해야하는 우리에게는 전 세계적으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어 그 변화를 정확히 예견하기 어렵겠지만 그 변화를 살펴보고 그것을 학술적인 측면에서 분석하고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그 기회를 우리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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