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호 [사설 1] 등록금협의와 건학 80주년의 의미
 
 

107호 [사설 1]

등록금협의와 건학 80주년의 의미

 

지난 10일 등록금협의가 끝났다. 이번 등록금협의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첫째, 매년 5월말까지 질질 끌어가던 관행을 탈피했다. 그간 등록금협의는 준비의 부족으로 인해 개강 후 논의를 시작했고, 대립적 관계를 설정·갈등의 양상이 전제됨으로써 막바지까지 치달을 수밖에 없었다. 둘째, 대학원총학생회의 전향적 자세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교육부의 허울좋은 ‘자율화’ 논의는 경쟁과 평가를 바탕으로 하는 한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이 속에서 본교의 평가에 취약점으로 작용하던 ‘학생 교육비’의 부분은 등록금의 인상을 동반하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던 사항이었다. 한국의 사립대학 전체가 등록금 의존률이 높은 이상 어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학원총학생회 측의 ‘고통 분담’ 결의에 걸맞게 학교당국도 굵직굵직한 요구사안들에 대해 합의를 했다. 박사4학기제의 98년 2학기 실시, 20개의 LAN선 설치를 통한 대학원 전산실의 정보 검색 원활화, 인상액 2.9% 중 대학원생 특별장학금으로의 1%(약 9천4백만원) 지급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물론 현재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원생들의 입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사안이 남아있기는 하다. 기입학자에 대한 배려를 경과조치하기로 함으로써 아직 처리가 안 됐기 때문이다. 타학교의 실례와 본교 전체 재정 규모 등을 조사해 결정할 사안이지만, 박사과정 당사자들의 이해와 요구가 극대화 되어있는 만큼 논의에 영향이 있게 될 것으로 본다.

또한 이러한 협의의 관행은 다방면에서합리적 논의 구조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홍성윤 대학원장은 학교 당국의 긍정적 분위기 속에 ‘대학원 장단기발전계획’을 구상하고 있는 중이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할 것이 포스트-닥 제도.

아직 재원 마련에 고민하는 단계(경북대의 경우 20억원)인 데다가 논의가 장기화될 경우 연구소 당 1∼2명을 배치할 수도 있다는 안도 있는 실정이고 보면 제도 개선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전에 없던 논의들이 학교당국의 주체적 노력 속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여기에 원생들의 입장을 수용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올해는 본교가 건학 80주년을 맞는 해이다. 그런 만큼 논의의 장이 활설화되는 현상에 깊은 관심을 갖게된다. 또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움직임이 타대 어디보다 진일보하고 있다. 80년의 역사성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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