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호 [사설1] ‘대학원 연구계획 공청회’에 거는 기대
 
 

111호 [사설1]

‘대학원 연구계획 공청회’에 거는 기대

 

이번 달 22일 ‘대학원 연구중심 대학 구상에 대한 연구계획 공청회’가 열린다. 먼저 이번 계획안을 마련한 대학원장 이하 연구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그 안을 중심으로 어떠한 갑론을박이 벌어질 지는 모르지만, 변화에 무감한 우리 대학원의 분위기를 바꿔놓을 만한 중대한 사안임에 틀림이 없고, 그간 여러 곳에서 제안하는 문제의식을 대폭 수용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고무적이기까지 하다. 즉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자 하는 노력이 부각된다는 점, 여타 주체들과의 대화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다른 어떤 평가에 선행하여 후한 점수를 얻을만 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청회가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진행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긍정하는 입장이든 부정하는 입장이든 그 자리에서 자유로이 입장을 개진하고, 첨가할 사항이 있다면 과감한 제언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한 연구팀들은 애초의 열린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이런 당위적인 입장을 재차 확인하는 것은 이번 계획안에 대한 바램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이러한 당위의 지점은 응당 지켜켜야 할 것이며, 이에 한 가지 당부의 입장을 첨언하고자 한다. 이는 ‘능동적 태도의 견지’와 관련되는 것인데, 이 능동성이 교육부의 입장과 상충되었을 때 학교 내부적으로 어떤 갈등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다음의 맥락을 전제하기 때문에 제기되는 것이다.

지난 주 초 교육부는 ‘대학원 중심 대학’을 선정하여 지원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교육부의 정책이 각 대학이 존재하는 방식이라든가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교육부가 이 ‘평갗의 칼날을 휘두른다는 데에 있다. 그간 학부생 10명을 줄이면 대학원생 20명의 입학을 허용하는 방식의 ‘대학원 중심 대학’ 만들기 정도에서 사고했던 교육부이고 보면, 이번 평가가 또 어떠한 수준에서 진행될 것인지는 명약관화하다. 그렇다면 본교 대학원의 능동적 준비와는 관계없이 교육부가 휘두르는 ‘전가의 보도’는 날카로움을 반짝거릴 것이다. 이럴 경우 그간 그 칼날에 상처를 많이 입어왔던 본교의 분위기가 또 한 번 술렁일 수도 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 본다.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자본주의에 반대해 전선에 나섰던 우리 세대는 결코 상대를 만만하게 파악했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를 접해 보고 싶었기 때문에 두려움을 불사르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요새처럼 교육부가 광풍을 일으킬 때 호기 한 번 부려봄직도 하다. 우리는 결코 그 때와 다른 길을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한번 ‘능동성’과 ‘대화성’을 바탕으로 계획안을 마련한 연구팀에 박수를 보낸다. 올 여름이 무더울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에도 불구하고 이번 방학은 선선하리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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