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호 [사설 1] 공감 주는 주차유료화 아쉽다
 
 

113호 [사설 1]

공감 주는 주차유료화 아쉽다

 

9월 1일부터 교내 주차 유료화가 실시되었다. 약 14억4천만원(3년간 운영경비 포함)이 소요 될 이 제도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불만의 소리가 상당히 높다. 학교측에서는 개강하기 직 전 배부한 안내문을 통해 유료주차에 대해 공시를 했다. 그동안 교내 차량증가와 주차문제 등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었던 만큼, 그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모두가 공감하 고 있었던 바이다.

하지만, 이번에 학교에서 실시하는 주차유료화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가장 직접 적인 것은 시간강사, 조교, 대학원생들의 불만이다. 교수를 비롯한 교직원은 월 1만원, 학기 5만원인데 반해, 시간강사와 조교는 월 1만원, 학기 6만원으로 더 많기 때문이다. 대학원생 의 경우는 이보다 더해서 월 2만원, 학기 9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요금이다.

이에 대한 불만의 공통점은, 그렇지 않아도 시간과 박봉에 시달리는 시간강사와 원생들에게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측에서는 방학때는 강의와 근무가 없기 때문에 실제로는 4만원만 내면 된다는 궁색한 답변을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타학교 출신은 그렇 다 할지라도 우리 학교 출신의 시간강사의 경우는 방학때도 교내를 중심으로 생활하기 때문 에 그럴 수만도 없는 실정이다.

또 다른 문제는 보행자에 대한 배려의 문제이다. 안내문에 나온 주차유료화의 근본취지는 “차량을 최대한 억제하고 쾌적한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런 가. 이런 취지에 반하는 가장 대표적인 예는 약 4천만원의 소요경비가 들었다는 인도 가드 레일이다. 자동차들의 불법주차를 막기 위해서 인도와 차도의 경계 부분에 주차 방지를 위 한 레일을 설치했다. 하지만 이것은 보행자의 권리를 철저히 침해하는 것이며, 실제로 밤에 는 위험한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흑석동 캠퍼스를 드나드는 1만명 이상 의 사람 중에서 차를 타고 움직이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분명 앞뒤가 뒤바뀌었다. 캠퍼스를 걷는 재미는 인도와 차도의 불분명한 경계를 넘나드는 데서 비롯됐건만, 이제는 가드레일을 피하느라 우리는 새롭게 길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 애초에 차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학생차량이 더욱 늘어나는 현상은 또다른 대책을 요구한다.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그래도 앞으로 철골주차장 건설, 자전거와 오토바이 보관대 설치 등 과 관련해서는 보다 신중한 정책이 요구되며, 아울러 요금에 대한 신중한 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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