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호 [사설 1] 학연협 정기총회를 보면서
 
 

114호 [사설 1]

학연협 정기총회를 보면서

 

지난 9일 학술연구단체협의회(이하 학연협)의 98년도 하반기 정기총회는 대학원에서의 학연협의 위상은 무엇인가 하는 다분히 회의적인 생각이 들게 했다. 2학기 사업안과 신임 의장 인준이 주요 안건이었던 이번 정기총회는 전임 의장을 맡고 있던 주창규씨가 개인적인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상태에서 노승일씨가 새로운 의장 후보로 내정된 상태였다. 회의 결과는 조급한 일정 탓에 구체적인 사업계획안 미비, 예산안 계획서 미비 등의 이유로 어제 다시 임시총회로 치러졌다.

하지만 이날 중앙언론연구회 회장이 지적한 것처럼, 전임 의장의 사퇴에 관해 전혀 공시된 적이 없었던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은 전임 의장에게 있다. 어찌 되었든, 한 학기 이상 학연협이라는 조직을 대표해서 이끌어왔다면 나름대로의 뒷마무리 역시 중요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의 표명의 공시도 없었고 이날 총회 자리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은 공적 책임을 방기했다고 밖에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결과는 예상한 일이다. 학연협은 지난 학기초 간사 문제로 인해 각 연구회장단과의 마찰이 있었고, 이후 새로운 간사의 선임으로 학기말이 되어서야 겨우 체제가 정비되었다. 그리고 주창규 전임 의장은 지난 8월7일 공개토론회를 개최하여 학연협의 미래에 대해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아보려고 했으나, 그후 ‘연구회장단 공청회’와 같은 후속작업의 불발로 흐지부지 되었다. 그러던 중 하반기 사업계획안을 작성하지 못하고 사퇴의사를 표명하게 된 것이다.

지난 12년간의 학연협 역사는 대학원의 학술운동과 학풍조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작금의 어려움은 학연협에게 새롭게 태어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학연협은 새로운 의장을 중심으로 한 학기가 꾸려질 것이다. 지난 과정을 볼 때, 단체의 수장은 많은 책무가 따른다. 또한 협의회로 구성된 학연협의 특성상 각 연구회의 뒷받침이 없는 학연협은 그 존재가 불투명해진다.

이미 하반기 사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에는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 아래 학풍조성이라는 대의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 이는 또한 13기 학연협을 준비하는 최소한의 밑거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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