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호 [사설 2] 교협의 서명운동을 지켜보면서
 
 

115호 [사설 2]

교협의 서명운동을 지켜보면서

 

재단의 전입금 유용문제가 빌미가 되어 현재 교수협의회에서는 재단 퇴진을 위한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 중대신문의 보도 태도와 관련해서 교수협의회 명의의 대형 플랜카드가 학생회관에 걸렸고, 중대신문은 지난 12일자 사설에서 정면으로 교협을 비판하고 있다. 사실 이번의 사태는 지난 6월 29일 금정상호신용금고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9월 2일 교수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학내 대표기구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문제는 금정금고로부터 중앙대 예금 70억원이 불법인출된 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대신문과 교협 사이에 왜곡된 형태의 소모전이 진행되고 있는 느낌이어서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애초 비대위의 정확한 입장에 대한 보도 자체가 안되면서, 중대신문과 교협의 골간이 깊어졌다. 그런 점에서 중대신문 역시 재단퇴진과 같은 중대사안을 너무 소홀히 다루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 과정에서 교협은 중대신문과의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독자적인 활동에 들어갔고, 중대신문은 사설을 통해 수차례 교협의 독단적인 활동을 비판하게 되었다.
양 측의 입장은 모두 ‘학교를 살리자’라는 취지에서 출발한다. 교협에서 서명운동을 통해 제시하는 ‘제2의 창학’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을 바라보는 입장과 문제해결의 방법에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현재는 애초 비대위의 구성 주체들이 거의 빠진 채 교협의 독자적인 서명운동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교협의 재단퇴진 운동이 과연 현실적인 대안인가에는 의구심이 남는다. 교협은 다른 비대위 구성 기구들이 함께하지 않는 점을 돌아봐야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그것은 비대위에 참여했던 학내 각 주체들의 태도이다. 애초에 비대위에 참여했던 노조와 학부 총학생회, 대학원총학생회가 명실공히 대표기구들로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할 때이다. 대학본부 역시 여기서 예외일 수는 없다. 금정금고와 재단퇴진의 문제는 바로 대학본부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관망 자세는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서로 사랑할 때는 다양한 방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감정의 교류와 의사소통이다. 자신의 방식대로만 관계를 유지했을 때,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좋은 시절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작은 문제라도 생길 때는 항상 더 큰 문제로 진전되기 때문이다. 현재의 사태 역시 마찬가지이다. 교협이나 중대신문, 그외 다른 기구들 모두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은 깔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서로간의 대화와 이해의 부재이다. 모두가 함께 모여 사태 해결을 고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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