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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6.11 목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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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호 [사 설] 명동성당내 철거와 인권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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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호]
승인 2006.02.26  14: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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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호 [사 설] 명동성당내 철거와 인권영화제
 
 

119호 [사 설]

명동성당내 철거와 인권영화제

 

지난 4일 명동성당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그것은 소동이라기보다는 ‘사건’이었다. 조계종 사태가 자신들의 밥그릇싸움이라면, 명동성당에서 일어난 일은 외부와의 경계 지점에서 일어났다는 데에서 문제의 중요성이 있다. 예전부터 명동성당은 민주화의 성지로 자리잡은 곳인 만큼, 수많은 수배자들의 피신처가 되어 주었으며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갈 곳 없는 이들의 농성장이었다. 최근에도 어김없이 수배중인 한총련 학생들을 비롯해서 정리해고 노동자들, 사학비리에 맞선 대학구성원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천막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성당측에서 사람을 고용해 천막을 철거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그곳이 명동성당이라는 데에 있다. 어떤 공간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단순한 물리적 의미로서보다는 그 공간이 내포하는 상징이 더욱 무겁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과거 민주화운동의 중심지였던 곳에서 비록 그때와는 다른 형태의 싸움이지만, 나름대로 자신들의 권리를 찾고자 애쓰는 상대적 약자들을 내쫓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그 공간은 종교적 의미에 있어서도 사회적으로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기독교에서 예수를 통해 강조하는 ‘사랑’의 의미는 바로 타자와의 관계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자가 부재하는 사랑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니다. 사랑과 애정이 진정으로 힘을 얻기 위해서는 타자를 먼저 인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타자에 대한 인식이 전제되지 않으면 그때 베푸는 사랑과 애정은 자신을 위한 배설행위에 불과하다.

또 다른 형태의 타자에 관해 살펴보자. 올해는 세계인권선언 50돌을 맞는 해이다. 지난 5일부터는 제3회 인권영화제가 동국대에서 진행되고 있고,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는 제주, 광주, 인천, 수원, 안양, 구리 등 전국 각지에서 같은 행사가 열린다. 작년 11월에 열린 2회에서는 ‘레드헌트’의 상영 이유로 서준식씨가 구속되기도 했지만, 올해도 심의를 받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쟁취하겠다는 것이 인권영화제 집행위원회측의 설명이다.

‘야만을 넘어 인권의 세계로’라는 부제로 열리는 이 영화제는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서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조건 하에 억압받는 인권유린의 현장을 보여줄 것이고, 또한 인권을 위해 싸우는 이들의 삶 속으로 우리를 인도해서 ‘인류의 과제’에 대한 질문을 던질 것이다.

최근 인권위원회를 둘러싸고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법무부에서는 국제사면위원회나 유엔의 권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설치안을 내놓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그러한 근거를 그대로 말해 주지 않는가. 아직도 많은 양심수들이 준법서약서 거부로 인해 차가운 감옥에 갇혀 있고,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위력을 다하는 1998년 12월에 우리의 ‘인권’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바로 나와 너, 우리의 일이고 우리의 책임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 타자를 배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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