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호 [사설] 신임총장에게 바란다
 
 

150호 [사설]

신임총장에게 바란다

 

결과적으로 매번 뾰족한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님에도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사람들은 뭔가 새로운 것을 원한다. 그것은 누구나 무언가 새로운 시작을 할 때 갖게 되는 기대감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국민들로서는 이후에 실망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후보가 내세웠던 장미빛 미래를 다시 한번 믿어보는 것 외에는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난 2월 9일 4년 임기의 새로이 취임한 박명수 총장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신임총장에게 기대를 걸어야 할 것은 ‘변화와 발전을 통한 새로운 중앙 창조’라는 슬로건이 아니라, 총장으로서 중앙대학의 발전을 위한 그의 구체적인 비전과 실천이다.

현재 중앙대학교는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전반적인 시설도 낙후되어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며, 메디컬 센터나 도서관 등의 재단 관련 문제는 지난 몇 년간 수많은 갈등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진척된 것이 없다. 더군다나 현재의 흑석 캠퍼스는 현실적으로 거의 모든 공간이 포화되어있는 상태여서 더 이상의 확장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학부를 중심으로 한 이러한 문제들에 더해 대학원은 전체적으로 교육연구 여건의 열악함과 개별구성원들의 의욕 상실이 해법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엉켜있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은 총체적으로 중앙대학교의 대외적 위상을 지속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선거공약과 취임사를 살펴볼 때, 신임 총장 역시 이런 문제에 관해 충분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상당한 개혁의지를 갖고 있다고 판단된다. ‘교육과 연구의 환경을 개혁하는 총장’,’경영을 혁신하는 총장’,’MC건립을 마무리 짓는 총장’,’재원확보에 전력하는 총장’은 그가 신임 총장이 되기 위해 중앙대학교에 약속한 내용들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던 중앙대학교의 현 문제점들은 대내적으로는 재단과의 갈등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사립학교법이라는 것들과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것은 신임 총장이 취임하며 고스란히 짊어질 문제들이, 하나의 대학에 총장이 새로 들어오고 어느 정도 의욕을 갖고 있느냐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은 아님을 나타낸다.

신임 총장의 슬로건에 되도록 관심을 두지 않고자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중앙대학교는 총체적인 문제를 갖고 있긴 하지만, 반면에 한번에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려 할 경우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있다. 이럴 경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중추적인 몇 부분의 치료, 생명에 직결되는 부분의 소생에 집중을 하는 것이다. 모든 일의 해결에는 적정한 양의 필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신임총장에게 요구되는 것은 비현실적인 욕심을 내는 과감성보다는 옥석을 구분하는 과감한 모습일 것이다. 박명수 신임총장에게 과감한 결단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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