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호 [사설] 자치적인 대학원 발전안 중요
 
 

165호 [사설]

자치적인 대학원 발전안 중요

 

매년 새 학기는 등록금협상으로 시작되곤 한다. 물론, IMF구제금융을 받을 당시에는 잠시 등록금인상이 주춤했다. 그러나 올해 등록금이 대폭 인상되면서 등록금협상과 관련된 대자보가 이곳저곳에 붙었다. 올해 등록금은 13.5% 인상되었는데,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30만원이 넘게 인상된 것이다. 등록금 소액증대를 느끼지 못하던 원우들도 이번 등록금 고지서를 받아들고는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도이다. 이에 양대 학부총학생회와 대학원총학생회는 학교 예산안의 합리적 편성을 근거로 등록금인상반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학교측은 13.5%의 등록금인상을 고수하려고 해 갈등 상황에 있다. 개강은 했고, 2차 등록과 최종등록에 대한 공지가 예상되는 가운데 학부총학생회와 대학원총학생회에서는 등록금 납부연기 및 자체수납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등록금협상과 관련돼 눈여겨볼 만한 것은 양대 학부총학생회와 대학원총학생회가 학교 예산의 합리적 근거와 투명성을 중심으로 논의에 참여하면서 등록금인상률을 조율하는 차원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예산의 합리성에는 학교발전과 관련된 논의가 빠질 수 없는 상황인데, 이는 학교발전을 위한 예산증대가 등록금인상의 중요한 측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학교당국에서 제시하고 있는 드레곤 2018은 일종의 방향만이 제시되어 있어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할 계획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대학원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대학원의 연구공간과 강의실 부족에 대한 이야기는 닳디닳아서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는 공허한 메아리이다. 대학원 옆의 아트센터가 들어서기 전만 해도 대학원 공간확보와 관련된 기획들이 나왔었다. 그러나 실제 예상했던 것보다 확보된 공간은 적었고 공간부족 문제는 대학원의 만성적인 문제로 굳어졌다. 2001년 학교 발전안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의혈관 건설 논의가 현실화됐다. 학교 앞 일조권 침해관련 플랭카드가 붙은 것으로 보아 의혈관 건설은 곧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혈관 건설은 대학원에 다시 한번 공간확보의 희망을 갖게 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 안이 부재한 상태이다. 대학원 발전안에 대한 구체적 구상의 부재는 발전 주체를 학교당국에 맡겨버리는 꼴을 만든다. 이는 작년 입학전형 변경문제를 통해 뚜렷이 알 수 있듯이 대학원 발전과는 거리가 멀어질 공산이 크다.

따라서 자치적인 대학원 발전안이 구상될 필요가 있다. 이 대학원 발전안은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 하나는 앞서 언급했듯이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안이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대학원 발전에 대한 추상적인 지향점만 있을 뿐이다. 물론, 이 지향에 대해서조차 공론화됐거나 합의된 적은 없다. 따라서 이를 공론화하고 토론하는 장이 마련될 필요성이 있다. 다른 하나는 일반원우들로부터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민주적 소통이며 계열 대표 및 계열 간사들의 역할이 크다. 일반원우들과의 합의만이 대학원 발전안의 합리성을 인정하며, 등록금협상 이후에도 변화의 추동력을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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