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호 [사설] 입학전형문제 다시 논의할 시기
 
 

168호 [사설]

입학전형문제 다시 논의할 시기

 

작년 하반기 대학원로비에는 며칠째 향이 피워졌고 대학원로비에는 검은 상복을 입은 사람들과 상여에 곡소리까지 음식만 없었을 뿐 상가집과 다를 바 없었다. 이는 대학원총학생회에서 대학원의 입학전형 변경에 반대하여 진행한 대학원 행정장례식이었다. 대학원총학생회가 이렇게 강경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대학원 입학전형이 대학원발전과는 무관한 손익계산과 경영논리 속에서 변경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불이익과 불편함을 학생들에게 전가시키면서 말이다.

작년 하반기 입시는 치뤄졌고 합격발표가 났다. 이 과정에서 대학원총학생회과 대학원행정실은 몇 가지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은 교육환경개선위원회를 구성하여 입학전형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 학기가 반 정도 지나가고 있다. 그 동안 불편함과 불이익은 없었을까.

학생들이 가장 피부로 부딪히는 문제는 수업에서 일 것이다. 지난 학기에 약 10명을 뽑은 모 과에서는 한 수업을 약 20명가량 듣는다. 학부와 거의 같은 수준의 수업정원이다. 사람수가 많을수록 토론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에 수업은 연구자들의 창발적 아이디어를 토론하고 논의할 수 없는 강의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한 측면에서는 강의 당 2-3명 이상이 수강해야한다는 대학원의 규정으로 피해를 입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다. 입학전형을 변경하여 한편에서는 학부와 다를 바 없는 수업을 들어야 하는가하면 다른 한편에는 2-3명을 최소한 수강인원으로 정함으로써 대학원생들의 연구기회가 손익계산과 경영논리 속에서 피해를 입고 있다.

대학원의 공간 사용ㄷ 문제가 된다. 이미 대학원은 포화상태다. 수업시간변경에 따른 강의실변경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자체 세미나를 하려 해도 현재 운영되는 8003, 8004 강의실로는 부족하다. 오후 6시 이후 대학원에 한번 와본적 있는가. 특수대학원생들로 북새통이다. 좁은 건물하나 지어놓고 모든 대학원생들을 이곳에 밀어 넣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한다.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이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은 자신의 책을 펴놓고 마음 편하게 연구할 공간을 얻지 못하고 있다.

최근 종합관 건설과 관련되어 대학원전용건물화에 대한 요구들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건설되려면 계획에 따라 진행된다고 해도 3년정도 더 걸린다. 그 기간에 대학원을 졸업하게되는 수많은 석·박사들은 노트북을 들고 이곳저곳을 방랑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입학전형마저 변경되어 더욱 더 많은 대학원생들이 이 좁은 건물로 들어올 예정이다.

이번 학기초부터 입학전형문제에 대한 조직적 대응이 요구됐으나 13.5%라는 폭압적인 등록금인상으로 아직 그 대응이 가시화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또 다시 특별전형으로 시작되는 대학원 입시철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마저 작년과 같은 방식으로 대학원 입학이 이루어진다면, 변경된 입학전형은 더 이상 바꿀 수 없는 딱딱한 구조로 안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조직적 대응을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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