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호 [사설 1] 다대포에서 통일을 생각한다
 
 

176호 [사설 1]

다대포에서 통일을 생각한다

 

남과 북이 한반도가 그려진 깃발을 힘차게 흔들면서 서로를 응원하던 아시안 게임이 폐막식과 함께 끝났다. 아시안 게임 내내 부산 다대포항에는 인공기를 꽂은 만경봉호를 보러온 사람들로 연일 들끓었다.꽃다운 북녘땅 ‘북녀’들의 응원은 경기 때마다 화제를 몰고 다녔다. 남북 응원단은 하나의 커다란 목소리로 ‘조국통일’과 ‘우리는 하나다’ 등을 외쳤다. 남북공동응원단에게 남북은 오래 전부터 하나의 민족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언론이 흘려보낸 기사들 몇몇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남쪽 땅에서 인공기를 들고 응원하는 북쪽 응원단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등의 논란은 민간 주도의 통일 열풍을 뒤흔들려는 언론 플레이로 보였다. 그러면서도 언론은 북녀들의 미모만 강조하여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 뒤 여성의 성상품화를 획책하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러한 이중적인 언론보도는 진정으로 통일하려는 의지가 그 언론사에 있는지 의심스럽다. 그런 점에서 남과 북 모두를 향해 열렬히 응원하던 남북응원단의 통일된 마음은 국회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북한 지원설의 어지러움 속에서도 돋보였다. 이번 아시안 게임은 인공기를 든 북녀들을 바라보는 미모에 대한 관심과 섹슈얼리티, 자본주의의 상업성, 민족애와 통일 열망이 뒤섞인 남쪽의 시각을 통일에 대한 염원과 함께 성찰하고 우리 스스로 통일에 대한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계기를 준다.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