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호 [사설] 한국 언론의 과제와 대학원신문의 존재 이유
 
 

192호 [사설]

 

한국 언론의 과제와 대학원신문의 존재 이유

 


한국의 보수언론은 권력에 기생하려는 과거의 소극적 생존전략을 배짱 좋게 내던지고 적극적인 세 창출과 독점적 편집권 및 시장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파적 논조는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논조 자체의 역할과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왜곡과 기만의 도구로 전락했다. 오늘날 정칟사회·문화·지식을 막론하고 권력의 주변에는 보수언론이 있다. 정치개혁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요즘, 정치개혁과 언론개혁을 개별의 문제로 보아선 안 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변화하는 언론환경과 독자의 위상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미디어환경과 기술의 진보로 말미암아 기존의 언론관련 담론은 많은 부분 수정과 보완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보수언론의 아젠다 독점에 못지 않게 변화된 언론 환경을 성찰하는 일 역시 시급하다. 변화하는 언론 상황에 따라 특히 한국의 언론과 독자 간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관계 정립 역시 성찰되어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대학원신문 창간 20주년 기념 심포지엄 <한국 언론의 오늘과 내일>은 이 이중의 과제를 화두 삼아 한국 현대사 속 언론의 역할과 위상을 다양한 층위에서 재점검하고 이와 관련한 진지한 토론과 대화를 위해 마련됐다.


창간 20주년을 맞는 대학원신문 역시 안팎으로 변혁의 요구에 직면해있다. 학내매체로서 대학원 내 문제와 그 해결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중적 학술지의 면모를 구가하는 것이 지난 20년 동안 대학원신문에 주어진 변함 없는 정체성이었다.


정체성에 걸맞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는 온전히 독자에게 맡기면서 따로 두 가지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는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와 학내언론의 바람직한 관계 모델의 재정립 필요성이고 둘째는 신문 발행과 관련한 행정적 지원 체계의 미비다.


대학원 내 자치기구의 역사와 함께 하는 대학원신문사는 독립적인 학내 자치단체다. 대학원신문은 원총의 정책을 원우들에게 널리 알리고 정책수행 과정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을 때 원우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비판과 교정을 요구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그것은 권력의 문제가 아니라 원우들이 대학원신문에게 위임한 의무다. 그것은 알 권리와 알릴 권리이기도 하다.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과 교육권 확보와 같은 학내 문제에 대처하는 데 대학원신문사와 원총은 원우들을 대표하는 대표기구로 동반의 관계다.

 

발전적 관계모델 모색의 필요성


정당한 비판이었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온당치 않은 비판이라면 정당한 방법으로 문제제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수많은 원우들을 위해 비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본연의 임무에 더욱더 힘쓰는 원총의 모습을 바라는 것은 비단 대학원신문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제는 상호비판과 지지라는 공동의 토대를 재인지하고 발전적인 관계모델을 새로이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다른 한편 학교 당국의 대학원신문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학교 예산의 효율적 운영만 염두에 둘 뿐, 현 대학원신문의 역할과 위상을 과소평가 하는 것은 대학원생 자치기구의 20년 역사를 과소평가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학원의 대내외적·장기적 발전을 위해 대학원신문사를 그 동등한 주체로 인정해 주길 바란다. 또한 보다 나은 대학원신문을 위해 수년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비현실적인 예산을 현실화시키는 것 역시 대학원신문사의 과제다. 예산 확대를 요구하는 대학원신문사의 그간의 요청에 대학원은 이제 적극적으로 응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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