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호 [아! 이 책] 장기랑의 <세포의 반란>
2005-05-31 16:04 | VIEW : 48
 




아! 이 책 : 장기랑의 <세포의 반란>






 

반란을 기대하며






 

이도연 / 의예과 석사과정






97년 스코틀랜드 로슬린연구소의 복제양 `돌리` 탄생을 시작으로, 최근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의 자기 체세포에서 줄기세포 분리성공에 이르기까지 최근 생명복제는 국내외를 통틀어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인간에게 주어지지 않은 영역에 침범하는, 또 다른 판도라의 상자일지도 모르는 경계에 서있는 지금, 어쩌면 우리는 동물복제의 성공을 넘어서 이제 인간복제라는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각종 난치병과 인간배아복제는 어떠한 관계가 있으며 왜 그토록 인간을 비롯한 생명복제 연구에 매달리고 있는지 사회적 윤리기준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동차 엔진 문제로 여러 정비소를 돌아 다녔지만 엔진 자체의 문제라는 말만 할 뿐 누구도 시원하게 해결해주지 못할 때는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이 때 누구든지 엔진을 새 것으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현대의학으로 완치가 불가능한 특정 조직에 국한된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의 생각을 할 것이며, 문제가 되는 세포와 장기를 새 것으로 교환한다면 불치병 치료도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신경성퇴행질환을 비롯한 불치병을 정복하기 위해 약물요법, 유전자요법 등을 비롯해 다양한 치료법과 개선방법을 찾기 위해서 끊임없이 연구해 왔으며, 최근 이러한 연구는 세포치료법으로 귀결되고 있다. 즉, 자신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세포를 새로운 세포로 교환함으로써 불치병 치료의 새로운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이때 이용되는 줄기세포를 과학자들은 당뇨병이나, 파킨슨씨병과 같은 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잠재적인 돌파구로 보고 있는 것이다.


KBS 다큐멘터리의 인터뷰와 방송내용을 토대로 출간된 <사이언스21 시리즈> 세 번째 권 <세포의 반란>(바다출판사, 2004)은 왜 세포 치료가 인류를 살리는 기적의 치료법으로 인식되고 있는지, 체세포 클론이 가져다준 근본적인 혁명은 무엇인지, 이미 멸종한 동물들을 되살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배아줄기세포의 의학적 가능성은 어디까지인지, 복제동물이 왜 일찍 늙어 가는지 등 우리가 평소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사실들을 아주 쉽고도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실제로 연구실에서 이루어지는 복제 과정이나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 치료같이 상세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일러스트를 이용하여 기술하고 있어 우리의 세포치료 및 생명복제에 관한 견해에 좀 더 깊이 있는 이해와 방향을 제시해 주는데 일조하리라 본다. 이처럼 세포치료를 비롯한 생명복제는 과학적 충격 그 이상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으며, 인류사회에 질적 풍요를 가져올 수 있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업 중 하나이지만, 또 그만큼 수많은 한계와 숙제를 안고 있어 앞으로의 행적이 보다 중요하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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