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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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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호 [刮 目] 사회적 금기의 공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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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호]
승인 2006.02.25  2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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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호 [刮 目] 사회적 금기의 공론화
2005-03-23 01:11 | VIEW : 37
 
刮  目 : 사회적 금기의 공론화


 

최영화 / 문화연대 활동가



영화배우 김부선씨가 대마관련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한 후, ‘대마합법화’를 지지하는 문화예술인진영과 절대불가를 외치는 국가공권력간의 헤게모니 쟁취전이 전면전 양상을 띠며 대립하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상황을 놓고 봤을 때, 과거 같으면 감히 입 밖에 내지도 못했을 대마문제가 최근 들어 공중파방송을 타고 공론화되고 있다. 문화예술인진영의 전략전술이 일단 절반의 승리를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여기서 ‘절반의 승리’라고 한 이유는, 애초에 대마합법화를 지지하던 그들이 ‘비범죄화’로 다소 주장을 누그러뜨렸기 때문이다. 이들이 한 걸음 물러서게 된 데에는 ‘대마는 마약이다’라고 굳게 믿고 있는 대다수 국민의 냉담한 시선이 현실적인 장벽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세계각지에서 행해진 수많은 연구·조사결과는 대마가 마약이 아니라는 근거를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대마가 마약의 5가지 특성(금단성, 의존성, 강화성, 내성, 독성) 중 어느 하나도 술이나 담배보다 강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마리화나가 헤로인의 관문이라는 관문이론(Gateway Theory)도 근거 불충분으로 폐기된 지 오래고, 대마흡연과 범죄와의 연관성조차 검증되지 않았다. 그럼에 불구하고 대마를 마약으로 분류하고, 대마흡연을 중범죄로 몰아세우며 처벌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한국에서 담배는 국고를 불려주는 주요한 세금소득원 중의 하나이기에 심각한 위해성에도 불구하고 합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담배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과한 기쁨을 주는’ 대마는 금욕적 노동에 기초한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게다가 흡연방식과 효과면에서 담배보다 값이 싸고 안전한 대마가 합법화되면 국가전매로 이뤄지는 담배사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세금수익이 줄어들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마를 불법화하는 한편 담배를 강권하고 있는 것이다.


담뱃값이 또 오를 거라는 소식에 애연가들은 볼멘소리로 개인이 흡연할 권리와 자유에 경제적인 억압을 가하는 것은 ‘또다른 국가주의’라고 맹렬히 비난한다. ‘흡연권리는 정당한 행복추구권이며 국가가 이를 탄압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반발한다. 그러나 지금껏 누려왔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도 금지되었던 권리를 되찾는 데에는 무관심하다. 대마합법화 혹은 비범죄화 운동은 암묵적으로 강요되는 사회적 금기의 정당성에 대해 재고해볼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냈다. 그러므로 바라건대, 우리는 어렵게 만들어진 이 공론장 안에 뛰어들어 대마가 부당한 혐의를 벗고, 우리 모두가 정당한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될 때까지 관심을 갖고 논의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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