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호 [사설] 기억되지 못하고 이름뿐인 ‘5·18’
2005-05-31 15:24 | VIEW : 46
 
기억되지 못하고 이름뿐인 ‘5·18’




최근 드라마 <제5공화국>이 인기를 끌면서 시청자 게시판이나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이하 전사모)’에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전두환 장군이 신속하게 대처해서 대한민국이 공산화 안 된 것이다”, “12·12 사태는 지금은 가능하지 않지만 그 당시에는 가능한 사건이다. 시대상황을 보고 판단하라”는 식의 글들은 오히려 전두환씨가 자유와 민주화를 가져온 것처럼 말하고 있다.


게다가 아직 올바른 역사적 평가가 끝나지 않은 5·18 문제까지도 미화하고 있다. 이것이 일부 사람들 의견이라고는 하지만 씁쓸하기만 하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당시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드라마 <제5공화국>의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못한 채 하나의 역사적 사실처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80년 5월, 신군부가 학살을 저질렀던 것을 사람들은 아직 잊지 못하고 있다. 그들에 맞서 민중들은 끝까지 광주를 지키려 저항했다. 유가족들은 당시의 슬픔과 아픔들을 아직도 가슴에 안고 있다. 하지만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 지난 25년 동안 우리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제대로 된 진실규명의 과정 없이 배상과 화해를 시도하며 지금까지 이 문제를 끌고 온 것이다. 이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진실규명과 그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지금 이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그 무거운 짐은 계속 우리를 짓누를 것이다. 광주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현재에 계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어떻게 역사에 자리매김 할 것인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동안 일본의 역사왜곡으로 온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일본에게 진정으로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우리의 5·18은 아직 사실조차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청산은 흘러가는 지난 시절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에도 되풀이 되는 현실이며, 지금 바로잡지 못하면 미래에도 되풀이 될 역사이기 때문이다. 한 편의 드라마가 이렇게 사회적 파장을 가져온 것을 보면 그동안 우리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정신은 잃어버리고 그 이름만을 가지고 떠들어 댄 것은 아닌가. 매번 5월이면 잊지 말아야 한다고 5·18을 외치지만 정작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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