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호 [주장2] 진보진영, 정치적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
2003-03-09 00:23 | VIEW : 2
 
[주장2] 진보진영, 정치적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의 대선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자 신의 전통적인 지지표밭을 재점검하고 과거에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던 이미 지를 바꾸는 한이 있어도 보수기득권 세력을 자신의 지지기반으로 인입하 기 위한 막바지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이다. 해묵은 ‘색깔론’ 논쟁을 부 활시키고, 자식의 병역문제와 관련된 도덕성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저울 질 당하는 긴박함 속에서도 여전히 강력한 보수언론을 내세워 국민들의 여 론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정권재창출’이란 필사의 사투를 앞두고 그들은 또 한번 광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국민들의 정서는 대안적 인 정치적 실체를 갈망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대안은 멀게만 느껴질 뿐 현실로 다가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 또한 우리의 현실이다. 이와 동시에 진보진영의 걸음걸이 또한 바빠진다. 대선전략전술을 둘러 싼 논쟁이 부활되고 과학적 정세분석을 위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는 것이 다. 이 속에서 우리는 또 한번의 ‘희망’과 ‘절박함’을 느낀다. 국민들 에게 조직화된 대안으로서 그리고 미래를 열어가는 정치적 주체로서 진보 진영의 ‘인정투쟁’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추진되기를 열망하는 것 이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시점에서 권영길 민주노총 위원장의 대선출마 공 식선언은 진보진영의 전열을 가다듬고 ‘무엇을 할 것인갗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며 혼란에 싸인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희망을 부여한다. 그러나 가야될 길은 멀고 험난하다. 92년 대선 당시 백기완 후보의 패배후 에 몰아닥친 진보세력내의 분열과 갈등은 5년이라는 짧지 않은 자기회복기 간을 요구했고 그 기간동안 정치적 실천보다는 조직정비에 시간을 허비할 수 밖에 없었던 뼈 아픈 교훈을 되새겨야만 한다. 기성정치세력과는 분명 한 차별을 부여할 수 있는 ‘사회대개혁’의 의지를 분명히 표방하고 이를 대중적 언어로 정책프로그램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정권교체라는 수단을 ‘목표’로 전도시키지 않는 한, 정치세력화의 토대 구축을 위해서는 정치 세력화의 통로 자체를 금지하는 정치관계법 개정투쟁도 동시에 병행해야만 할 것이다. 진보진영의 힘든 발걸음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과거에 지녔던 성 급한 낙관론이나 패배적인 감상주의에서 벗어나 현재 무엇을 해야만 할 것 인가를 치밀하게 되짚어보아야 할 것이다. 진보진영에 있어 97년은 활로를 개척하느냐 아니면 몰락하느냐의 그 기로 에 서서 방향타를 설정해야만 하는 역사적 시기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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