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호 [98년 상반기 대학원신문 총평]
2003-03-09 00:36 | VIEW : 3
 
111호 [98년 상반기 대학원신문 총평]

돋보인 ‘현장성’과 ‘기획의도’… 원생의 참여공간 마련 아쉬워

<대학원신문>은 과연 독자가 없는 신문인가. 편집위원들의 발로 뛰는 노고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물음들이 더욱 무게를 갖게 되는가. <대학원신문>의 독자들인 대학원생들이 과연 <대학원신문>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는 지에 대해서, 그리고 애착을 가지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 우리 대학원생들에게 있어서 신문이 가지는 매체적 특성을 전제할 필요가 있다. 즉 <대학원신문>이 ‘시사적인 정보의 교류에 대한 파악’과 ‘최신 학술동향의 쟁점에 대한 공유’ 그리고 ‘우리 대학원생들의 복지문제와 연구환경에 대한 진단’을 담아내고자 하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사회비평


우리의 진정한 민주주의는 달성될 것인가? 이처럼 <대학원신문>에 대한 대학원생들의 기대감에 따른 우리 <대학원신문>의 ‘기획의도는 무엇이며, 기획의도에 대한 반영이 제대로 됐는지’, ‘학술기사 속에 적절한 학술계의 쟁점이 제시됐나 하는 측면’과 ‘대학원생의 이해와 요구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분석틀을 가지고 분석해 보고자 한다.

‘사회비평’의 면은 주로 현실사회에서 쟁점이 형성되는 사안들에 대한 학술적인 조명을 이루는 면이다. 가령 ‘영웅의 탄생과 권력의 인격화(3.11/104호)’, ‘불안한 사회의 심리학(3.25/105호)’, ‘민주주의와 악(4.8/106호)’에 이르는 일련의 기획기사들은 민주적이고 절차적인 교체에 따른 신정권의 창출과 민주적 정권이라고 칭하는 김대중 정권에 대한 ‘견제’와 세간에 회자되는 ‘파시즘적 현상’들과 ‘사회적 편린(片鱗)’들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다. 그외에도 IMF 체제하에 놓여 ‘자본에 의한 신탁통캄를 받는 원인으로 부각된 전세계적인 ‘금융문제’에 대한 고찰(4.22/107호)이 있었으며, 그로 인해 발생한 정치-경제 문제의 첨예한 대립구도에 대한 해결책으로 구성된 1기 노-사-정위원회에 대한 비판적 고찰과 향후 발전방향(5.6/108호), 그리고 ‘사회적인 노숙자(homeless)’의 문제에 대해 일반적인 고찰(6.3/110호)이 이루어졌다.




학술기획


동아시아론의 허실과 과학기술의 ‘사회적 구성론’ 이같은 사회비평란에서는 사회적으로 돌출되는 쟁점들을 바라보는 시각과 사회적으로 형성된 쟁점에 대해서 분석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던 사회비평란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정치 및 경제담론이 수면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된 반면 상대적으로 소외된 계층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데는 소홀한 점이 있다. 물론 시사 포커스란에서 국가적 경제위기에 따라 상대적인 박탈감이 더 큰 계층에 대한 주목은 이루어졌지만, 이들이 생겨난 원인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의 부재와 현실상황에 대한 피상적인 파악 정도에 그쳤던 점들은 문제로 남는다.

‘학술기획’의 면은 최근 학내외 및 국내외 전반적인 학술적 동향과 쟁점들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 분석을 하는 공간이다. 98년 상반기 <대학원신문>의 학술기획에서 볼 수 있는 학술적인 동향으로는 기존의 ‘동아시아 담론에 대한 재고찰’(104,107호)과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108,`109호)’에 대한 고찰이 중심이다.

동아시아 담론에 대한 고찰은 21세기의 사회-경제의 중심 및 발흥으로서의 동아시아에 대해서 전세계적인 포커스가 맞춰진 데 대한 분석의 초점을 두고 있다. 최초에 제기된 동아시아 담론이 장미빛 환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최근의 논의는 동아시아의 위기국면과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동아시아의 멈춰진 ‘성장의 신화’와 ‘자본을 통한 신탁통캄는 이들 논의의 초기시절 중요성을 가졌던 ‘아시아적 가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던지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에 대해서 ‘아시아적 가캄로서 ‘본’과 ‘보기’의 관점에서 전통적인 가치를 새로운 탈근대의 문화적 가치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한다는 대안적 제시(106호) 및 윌러스틴의 ‘세계체제론(107호)’을 보론으로 실어 세계경제에 대한 구조분석을 첨가해 동아시론에 대한 지속적인 발전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적해 하나의 완결성을 가진 편집위원들의 기획의도를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학술기획인 ‘과학기술 바라보기’는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과학기술의 ‘사회적 구성론’에 입각, 과학기술 정책의 민주화 및 다양한 소외된 시민집단의 참여를 통해 과학기술의 정책적 입안에 대한 참여의 길을 열어 놓았다는 데 의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과학적인 접근 외에도 ‘과학기술의 가치중립성’이라는 자연과학적 입장의 주장들에 대한 반론들도 함께 게재했다면 이론적인 논쟁의 장으로서 원우들의 ‘과학기술학(STS)’ 담론에 대한 학문적인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지 않았을까 하는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는 80년대 이후 양적-질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이러한 문화성장의 결과에 대해서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둔 시기에 단지 ‘문화’만의 각론적인 분석보다는, 총체적으로 ‘사회-정치적인 맥락’과 ‘정책적인 측면’을 포괄하는 총론화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문화론의 한단계 상승을 이루기 위한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는 편집위원회의 기획의도로 구성되었다.

이는 한마디로 기존의 ‘문화지형에 대한 평갗 및 ‘전망’에 대한 새로운 얼개를 엮기 위한 시도라 볼 수 있다. 이러한 기획의도는 기존의 문화담론 방식에 대한 평가 및 자성, 그리고 우리의 연구풍토에서 나타난 문학연구에서 출발해 문화연구로 발전하고 있는 패러다임 전환에서 배태된 ‘실천적 단절’과 ‘공백’을 지적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출된 전망은 사회 전반에 걸친 ‘개입’과 ‘생성’이 필요하며, 이는 진정한 의미의 문화정책의 수립 필요성에 대한 제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화기획


‘자기정책 생산성’을 가진 문화주체 형성 요구 이처럼 문화지형의 얼개를 엮은 후 현실문화분석으로 진행된 ‘미디어를 통한 사회 읽기’라는 기획을 통해서 현대 사회문화의 지배적인 거점이자 형식으로서의 ‘미디어 문화’를 해부한다. 미시적으로는 한국 미디어 문화의 양상에 대한 고찰을 통해 우리 문화의 ‘편향적 생성’과 ‘지역문화의 빈곤함’에 대해 지적을 하며, 이와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는 앞서 지적한 패러다임 전환의 방향성 상실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또한 새로운 문화정책연구의 방향성에 대해 문화영역에 있어 ‘사회의 공공성’과 ‘대중의 복지성’ 측면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실천적인 방향으로 ‘국가주도형 문화정책에 대한 중앙권력의 탈중심화를 이룰수 있는 비판’과 ‘개입의 실천’에 대한 제안 및 ‘진보적 문화운동 영역 내부의 새로운 정책 생성’에 관한 제안으로 마무리를 짓고 있다.

문화연구 영역에서 강조하는 것들은 ‘개입’을 하고자 하는 주체들의 ‘자기정책 생산성’이 선결적 요건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전체적인 문화기획의 란을 통해 ‘문화담론 지형도 형성’에서부터 ‘문화정책’ 및 ‘문화적 전망’, 그리고 ‘실제분석으로의 미디어를 통한 사회분석’은 한 필자가 강조한 것처럼 오늘날의 ‘지배문화로서의 대중매체’가 그 사회의 문화적인 면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모든 공간을 지배한다는 점을 지적한 바대로, 그 편집기획의 시의적절성 및 새로운 대안제시에 있어서 전체적인 편집기획에서 청량제적 역할을 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학술적인 기획들은 우리의 <대학원신문>에 대한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한 잣대로서 평가를 할 수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학원 원우들에 대한 학술정보의 제공측면과 원우들이 참여하는 공간으로서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정보적인 측면의 기획의도를 살펴보면 ‘해외저널소개’, ‘해외 연구소의 소개’, 그리고 ‘해외교육과정 소개’ 및 학술세미나에 대한 취재의 내용으로 지면의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이는 대학원생들이 ‘연구자들의 입장’에 있다는 점을 충분히 반영한 의도로서 이후에도 이러한 <대학원신문>의 ‘정보제공의 장’이라는 특징들은 더욱 강화돼야 할 내용으로 자리잡게 됐다.

그리고 학술적인 기획의도와 따로 떨어지지 않고 시사적이면서도 짧은 글 속에서 많은 내용을 알 수 있게 된 내용들이 ‘문화비평’과 ‘또 하나의 시선’이란 공간에 자리잡은 것을 볼 수 있다. 앞서도 간단히 언급한 바대로 사회비평과 유사한 성격의 시사포커스란과 문화기획과 연결되는 ‘문화비평’및 ‘또 하나의 시선’은 현실분석에 대한 ‘적용의 장’으로 볼 수 있다. 각각의 시의적적한 기획 의도에 따른 현실분석으로서의 ‘사이버 스타’, ‘광고’, ‘신문의 한컷짜리 만화’, ‘독립영화’, ‘악극’등 소재에 국한되지 않으며 학술적인 주제들과의 연관성을 찾아 신선한 소재들을 찾으려는 의지를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원우들의 참여공간으로서의 <대학원신문>을 살펴볼 수 있다. 각 분야별 학술적인 담론의 형성을 통해 거시적인 측면의 내용들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연계되는 현실분석은 참으로 의미있는 구성들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거시측면의 접근으로 인해 대학원 원우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심지어는 지난 학기에 볼 수 있었던 대학원생들 간의 ‘지면논쟁’은 상당히 신선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98년 상반기 <대학원신문>의 경우에는 어디에도 원우들이 ‘학문적인 토론의 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공간은 부재했던 것이다.




서비스 개념의 <대학원신문> 창출을

<대학원신문>이 지니는 작은 공간이라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다양한 학문을 추구하는 원우들에게 있어서는 공개적인 지면을 통해 담론을 형성하는 새로운 중앙의 학풍을 구성하는 우리들의 ‘공공의 이기(利器)’로서의 임무를 항상 간직하고 실천했으면 한다.

더불어 원우들의 의견의 개진장이 부족해 대학원생들의 복지적인 측면에 대한 기획이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마지막으로는 이번 학기의 <대학원신문>에서 필자들에 원고청탁을 통한 단순한 기고문 뿐만이 아닌 발로 뛰는 ‘대담문’의 기획으로 인해 딱딱한 지면의 공간에 독자와 대담자들과의 삼각구도를 형성해 독자들의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켜 독자들에게 생생한 ‘현장성’과 편집진들의 ‘참신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 대학원의 신문은 이제 대학원생들에게 새로운 학풍을 제시할 수 있는 ‘학우들의 공기(公器)’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 나가길 바란다.


김재영 / 신문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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