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호 [대학원총학생회 평가] 제20대 대학원 총학생회 평가
2003-03-09 00:45 | VIEW : 5
 
119호 [대학원총학생회 평가] 제20대 대학원 총학생회 평가

사업과 조직의 체계화, 지속적으로 계승돼야

비평가의 몫과 실천하는 이의 역할이 분별정립되어 있음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가라는 작업은 그 과정에서 ‘비평가 스스로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갗라는 물음을 통해서 우리를 곤혹스럽게 만든다. 이는 열 마디의 말보다는 한 가지의 실천이 더욱 소중함을 잘 알고 있음에 한층 그러하다. 특히나 총학생회를 가까이서 잘 관찰할 수 있는`-`대학원 건물에 상주(!)하는`-`계열이 아닌 연구실에 묶여 있는 공과계열 원생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릴 수 있을지 부담스럽다. 하지만 역으로 사고한다면, 한 발 떨어진 입장에서 비쳐지는 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가 오히려 더 사실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계열별 연구협의회 건설
먼저 원총의 자체평가를 보자. ‘제20대 대학원총학생회 하반기 전체대표자회의 자료집’을 살펴 보면 공약의 실현여부가 10 페이지에 걸쳐서 꼼꼼하고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실현된 공약으로 ‘안정적인 연구 여건 마련을 위한 노력들’에서는 박사 4학기제 실시 확정, 중앙도서관 일반열람실 개방시간 연장, 대학원 연구공간 네트워크 확충, 대학원 연구 열람실 노트북 사용자 환경 구축 등이 이루어졌다.
‘독자적 학풍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들’로는 이원화된 학술기획 역량, 학술기획단으로 일원화, 특별기구로서 학연협, 신문사 지원 강화, 전반기 우수논문발표회, 하반기 학·예술제로 학술사업의 체계적 안착화, 계열별 자기사업 안착화를 통한 학·예술제 내실화 등이 진행되었다.
‘진정한 의미의 자치활동을 위한 노력들’로는 골간체계로서 계열별 연구협의회 자생력 강화와 관련하여 사회계열 건설, 계열별 자치활동 지원금에 대한 기준 마련, 이에 따른 차등지원 등이 이루어졌다.
‘대학원의 위상 강화’와 관련해서는 대학원위원회를 통한 대학원 장·단기 발전계획 논의, 대학당국의 ‘대학원 발전안’ 연도별 검토 등이 실현되었다.
참으로 많은 일들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제일 먼저 드는 의문은 과연 이러한 여러 가지 일들을 수행하는 원총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원우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되는가였다. 얼마전 끝난 21대 원총 선거에서는 총 유권자 2천백27명 중 7백65명인 36%의 원우들만이 투표에 참여했다. 아직도 60% 이상의 학우들은 원총을 승인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몇 가지 새로운 희망적인 징후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내년도 계열대표 선거에 있어서 자연과학계열을 비롯해, 공과계열, 생명자원공학계열 등이 직선으로 대표를 선출했다는 사실이다. 직선제야 말로 진정한 자치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유의미하다. 즉 실제 각 계열의 건설부터 일반 원우들이 직접 참여하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이 계열의 총합체인 원총이 원우들로부터 괴리되지 않을 수 있다. 원우들이 스스로 참여하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모든 문제의 해결점이다. 이것과 관련하여 20대 원총이 실행한 유의미한 사업은 골간체계로서의 ‘계열별 연구협의회’의 건설 및 지원 확대였다. 미조직된 계열을 건설하고, 이미 존재하는 계열은 확대발전시키려는 노력들은 원총이 일부 계열에 편중된 ‘그들만의 총학생회’가 아닌 명실상부하게 전체 대학원생들을 아우르는 ‘총’학생회가 되기 위한 중요하고도 의미 있는 사업이었다. 36%의 원총선거 투표율이 절대적으로는 낮음에도 불구하고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는 5~6% 높아졌다는 사실은 이러한 노력들의 가시적인 성과물임에 분명하다.
이러한 성과를 더욱 계승하여 내년도에는 실제 원우들이 참여하는 계열을 만들기 위해 원총과 각 계열 집행부가 노력해야 한다. 특히 계열에 따라 많은 특수성과 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계열의 발전전략은 각 계열의 상황에 맞는 지혜와 고민이 필요하다. 가령 자과, 공과, 생자계열의 경우 컴퓨터와 네트워크에 익숙하다는 것과, 과 단위보다는 연구실 단위가 생활의 기본단위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홈페이지, E-메일 등을 활용하여 연구실 단위로 의사소통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할 것이다. 원총은 이러한 계열 건설에 재정적· 내용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이렇게 건설된 계열은 원총의 소중한 골간조직이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학연협과의 문제가 맞물려있기는 하지만, 아직 미조직된 인문·사회계열 또한 계열체계로 재편해야 마땅하리라 본다.

공동연구의 활성화 모색
대학원은 뭐니뭐니해도 연구하는 곳이다. 따라서 연구하지 않는 대학원은 존재 의미를 상실한다. 대학원의 학술사업이 인문·사회 계열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판단이 어렵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들었을 때, 학술 역량이 그리 체계화되고 내실화 되어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와중에서 하반기에 치룬 ‘건학 80주년 기념 학술대회’는 몇 가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계열 조직화와 마찬가지로 희망의 싹이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총학생회 학술국에서 제출한 문서인 ‘건학 80주년 기념 학술대회 총평가서’에서는 외형적인 면과 내용적인 면에 있어서 적어도 ‘절반의 성공’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가장 의미가 있는 것은 비록 잘 되진 못했지만 ‘공동연구의 활성화와 학제간 연구 풍토 조성’이란 측면이었다. 편협한 분과체계의 학문을 뛰어 넘는 것, 학제간 공동연구의 실현이야말로 새로운 세기·새로운 학문을 지향하는 우리 모두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언젠가는 공학과 인문학이 같이 만나 공동연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필자의 꿈만이 아니었으면 한다.
이는 ‘학술기획단’이라는 조직적 측면의 문제와 같이 풀어가야 할 것이며, 다음 원총은 학술대회의 성과를 소중히 계승하여 발전시킬 구체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박사급 이상의 원우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기획력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본다.

원우들의 적극적 참여 필요
그리고 처음으로 시도되었지만 예술제 역시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도였다는 점에서 뜻깊은 사업이었다. 특히나 중앙대의 특성상 예술계열은 큰 잠재적 역량을 지니고 있기에 내년도에는 더욱 성숙하고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현재진행형’이기는 하지만 아트센터와 관련된 대학원 건물의 연구 권역화문제, 학연협을 비롯한 자치활동기구 개편문제 등도 원총이 심혈을 기울여 노력한 사업이었다. 내년도에는 고민이 계승되어 한층 발전되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해가 거듭될수록 원총의 사업이 체계화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 전반적으로 여러 가지 불합리한 제도와 연구환경 개선이 상당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오히려 일반원우들은 이에 합당한 연구노력을 다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이다. 동참없이 방관자적인 자세만을 보이지 않았는가라는 반성을 모두가 해 보았으면 한다.
‘대학원의 위기’라는 유령사냥에 나선 원총의 집행부 모두와 소리없이 동참한 모든 일반원우들에게 수고했다라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재석 / 제어계측학 석사 2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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