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호 [타대지석] 아플땐 '가족'이 필요하다.
2003-03-09 00:57 | VIEW : 3
 
132호 [타대지석] 아플땐 '가족'이 필요하다.

사람이 아프면, 특히나 혼자 떨어져 있을 때 몸이 아프면 가족이 가장 보고 싶다고 한다. 이것이 어떤 인정주의의 발로라고 하더라도 어쨌든 그런 것이 보통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본교 구성원은 자신이 의지했던 안 했던 간에 ‘중앙’이라는 큰 틀거리 안에서 하나의 가족으로 호명 받으며 생활을 해나간다. 만약 중앙‘가족’ 중 누군가 아프면 가족에게 먼저 달려가고 싶지 않을까.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본교 부속병원에 관한 얘기를 하는 것이다.

  본교의 구성원 중 누군가 몸에 이상이 생겨 중앙대 부속병원에 가본 경험이 있다면, “가족이라는 말이 무슨 소리냐”는 반문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본교 부속병원은 동문 및 재학생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을 배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본교 부속병원은 동문의 경우 50%, 재학생의 경우 30%의 지정진료비를 면제해준다고 한다. 지정진료비란 흔히 ‘특진비’라고 얘기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보았을 때 실질적인 의료행위와는 거의 무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재정적으로도 배려의 수준이 거의 없다.

  반면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경우를 살펴보자. 연세대는 등록금에서 1만5천원씩의 건강 공제비를 학생들로부터 납부받고, 학내 ‘건강공제회’라는 기구를 설치해 놓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하여 제공되는 연세대 부속병원의 배려는 본교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난다. 연세대의 재학생이 병원을 이용할 경우, 병원 비용 중에서 의료보험공제부분을 제외한 45%를 병원에 지불한 후, 다시 이 중에서 35%는 건강공제회에서 반환을 받게 된다. 즉, 일반인이 지불하는 병원비의 단 10%만으로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각각의 특수한 사정을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본교에서 가족이라는 말을 쓴다면, 서로에게 어느 정도 ‘의지’가 되는 가족의 상을 기대하는 것이 과연 무리한 요구인가. 부속병원의 학내 ‘가족’에 대한 좀 더 세심하고 실질적인 배려가 공허한 수식어만의 ‘가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작이기를 기대해본다.

김상철 편집위원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