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 [타대지석] ‘박사 후 과정’이 뭐예요?
2003-03-09 01:07 | VIEW : 6
 
136 [타대지석] ‘박사 후 과정’이 뭐예요?

김상철 편집위원




‘박사 후 과정’이 뭐예요?



‘박사 후 과정(post-doctoral)’은 일종의 사후 보장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각 대학은 자대학 박사 학위자에게 일정정도의 그 자격부여에 대한 의무를 지닌다. 그것이 바로 박사 후 과정이다.

본교에도 박사 후 과정이 있다. 『대학원요람』(1999년)의 규정을 보면, 본 요람 9장에 그에 관한 운영세칙을 마련해 놓고있다. 하지만 주변에서, 특히 인문·사회계열 쪽이라면 단 ‘한’명도 박사후 과정생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왜 그럴까. 그 해답은 그 요람에 잘 나타나 있다. 모든 재정적,행정적 부담이 오직 해당학과에게 부과되어 있기 때문이다. 소위 ‘연구기금’을 확보한 학과만이 박사 후 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몇 항도 안 되는 세칙의 주요 내용이다. 다른 대학의 사정은 어떤가. 고려대학교의 박사 후 과정을 살펴보면, 많은 부분에 있어 본교와 차이가 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려대학교의 경우에는 ‘고대학술지원사업’하에 ‘교내박사 후 연수과정’이 포함이 되어 있어, 연구간접경비를 중앙차원에서 지급하고 있다고 한다. 본교와는 다르게 각 과에만 박사후 과정에 대한 부담을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그럴 경우 개별과의 부담이 줄어 자연스럽게 각과의 박사 후 과정 활성화가 될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경북대학교의 경우는 98년부터 국내외 박사 후 과정생들을 공개 모집하여 한달에 170만원 가량의 연구비를 지급해왔다고 한다. 이는 물론, 교내 연구분위기 활성화를 위한 사업의 일환이었다. 그와 같은 사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앞에서도 언급을 했듯이 박사 후 과정이라는 것은 일종의 사후보장이다. 올해 만하더라도 본교는 150여명의 박사학위 수여자를 배출했다. 굉장한 양적 팽창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숫자를 가지고 시비 걸 생각은 없다. 다만, 상품을 찍어내기만 하는 악덕 기업주의 모습을 본교 행정당국에게서 보는 씁쓸함을 언급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스갯 소리지만 본교의 모교수가 공식회의석상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이번엔 박사 졸업자들이 많아서 총장 손도 못잡아 봤다더라”. 그런데 그 박사학위수여자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일회성의 악수가 아니라, 이후 연구를 위한 대학본부의 지원일지도 모른다. ‘박사 후 과정’의 활성화가 그 한 방법이다.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