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호 [인문계열] 공간문제에 대한 글 2
2003-03-09 01:43 | VIEW : 6
 
159호 [인문계열] 공간문제에 대한 글 2

하드웨어의 문제도 중요하다

박용준/ 영문학 강사


최근 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 홈페이지에서 논의되었던 인문계열의 공간문제는,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일반대학원 내 제 주체들에게 있어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화두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 논의를 거론하는 자체가, 그것이 어떤 것이든 궁극적으로 우리 대학원의 열악한 현실과 그에 비해 지극히 당연한 이상간의 대립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원총 홈페이지에서 주장했던 내용은, 현재의 인문계열의 공간구조 자체가 명확한 생산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전 통합연구실 형태의 개별적인 공간에서 각 주체들의 무관심 속에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뿌리내리지 않았다고 보았고, 따라서 다소 소극적이긴 하지만 내부적인 변경이 절실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이전 계열학생회에서 해결하지 못한 사안들을 다시 거론해야 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현실적인 여건에서 학술관련 사업에 대한 지원도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간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있었고, 이러한 논의 속에 확대 재생산된 문제가 연구회의 계열 내에서의 정체성 여부와 공간의 문제를 연결시키는 것이었다.
  물론 학술 활동에서의 궁극적 요체가 실질적인 학술 활동 지원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는가에 있겠지만, 예를 들어 컴퓨터가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 많더라도 그것을 담아낼 수 있는 하드웨어, 즉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을 경우 삐걱거리는 것처럼, 말 그대로 ‘햄스터 우리’같은 좁은 공간 속에서, 그들을 다 포용하지 못하면서 연구회가 지나치게 난립하는 것도 현재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본다.
따라서 현재의 연구공간에 대한 극단적인 해체 논의는 배제하더라도, 연구회 공간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 예를 들어 학과 사무실 용도로 사용된다든지 하는, 순수한 연구회 공간의 의도를 망각한 공간 오용의 폐해는 없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제한적인 연구환경을 보다 현실에 맞게 활용하는 방향도 중요하겠지만, 그것이 말 그대로 ‘연구’가 아닌 ‘학습’으로 유도되지 않도록 공간배치에 대한 운영의 묘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현 상황에서 각 연구회에 부여된 공간은 실질적인 연구공간이기보다는 연구회가 존속하고 있다는 하나의 상징일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논의구조가 공간에 대한 실질적인 사용자들의 요구와, 실제적으로 연구회 공간에서 활동하지 않는 대부분의 연구회 대표들의 견해가 서로 엇갈린다면 결국엔 공염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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