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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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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호 [思고뭉치] 질주하는 터부, 그 끄트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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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호]
승인 2006.02.25  19: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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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호 [思고뭉치] 질주하는 터부, 그 끄트머리
2003-03-09 01:47 | VIEW : 3
 
160호 [思고뭉치] 질주하는 터부, 그 끄트머리  

박정희/ 외국어문학연구소 전임연구원

나에게는 2년만의 외유였고 우리에게는 2년만의 랑데뷰였다. 어느 곳으로 그리고 누구를? 이렇게 혹자는 물을 것이다. 내 삶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삼킨 그곳은 5년간 유학이란 미명으로 살았던 유럽통합의 심장부 베를린이었다. 내 땅같던 그곳에서 그를 만났고 급기야 사랑을 시작했던 곳이다. 그는 다름 아닌 베를린이었고 그렇게 우리의 랑데뷰는 지난 여름방학의 절반을 채웠다.게다가 나의 외유를 풍요롭게 한 사건이 있었다. 동성결혼이 드디어 합법화된 것이다. 지난 8월 1일부터 전 독일에 이 법령이 발효됨에 따라, 이에 따른 자녀출산 및 유산문제 등 부수적인 법안도 개정되었다.

생물학적 성 때문에 호모나 레즈비언으로 살던 연인들이 더 이상 법망 밖의 부부가 아니라 법안의 부부로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성전환이나 동성끼리의 동거가 용인되고 사회적 투시망을 통해 이들이 죄인으로 낙인찍는 사회는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사회에서 늘 그늘 속에 가려진 동성연애자들에게는 “약속의 땅”이 되어버린 독일. 여성계의 거센 반발에도 호주제가 존속되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 이는 결코 범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국제화니 세계화의 물결에 사회적 통념의 경계가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음에도 말이다. 정보화 시대니 지식기반 사회 등의 화려한 수사 속에 21세기를 맞이한 지금 그리고 여기 우리를 부지불식간에 지배하는 그 터부의 끄트머리는 어느 곳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물학적 성과 사회통념적 결혼의 법칙에서의 일탈이 허용된 곳, 그리고 그 곳에서 자유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환한 미소를 목도한 지난 여름이 그래서 지금 나에게 더욱 더 큰 그리움으로 남아있는지도 모른다. 떠나온 연인에 대한 그리움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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