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호 [2001년 상반기 평가-계열별 학생회 평가] 의사소통의 동맥경화증상

“의사소통의 동맥경화증상 해소가 관건”

박용준 / 본교 영문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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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21대 대학원 총학생회 이후, 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와 학술단체연구협의회(이하 학연협)의 이원체제가 원총 산하에 과별 학생회를 학교 행정조직상의 분류를 통해 각각의 계열로 분류하여 학연협이 해소된 지 3년째를 맡고 있다. 학연협의 이야기로 이 글의 서두를 여는 이유는, 과연 현 시점에서 과거와 현재의 지형의 차이가 어떻게 다가오고 있으며, 그것은 현실적으로 원우들이 대학원을 다니면서 가장 근간이 된다고 할 수 있는 연구활동에서 현재의 계열 체계의 학생회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평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해 본다면, 3년 동안의 변화의 모색은 일관된 방향성이 없는 상태에서 혼선만을 빚고 있는 실패작으로 평가하기에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해마다 전체 대표자 회의나 감사를 통해서 논의되고 있는, 각 계열의 반성이나 모색의 지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의사소통의 과정은 해가 갈수록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공간, 학술사업재정 문제 여전
간학제적 학술역량의 결집이라는 허울좋은 명분은 각 계열간의 따로국밥식 틀짜기로 그 간극이 점점 벌어지고 있고, 대학원 건물을 중심으로 한 복지 증진에 대해 이제는 계열 학생회조차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묻기 이전에, 현재의 상태가 계속 유지될 경우 중앙대 대학원의 학술 역량의 결집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한 일련의 과정들은 계속 단절될 수밖에 없다는 것에 경각심을 가지고 현재의 상태를 개선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물론 상반기 동안 각종 학술 행사를 진행시켜왔던 일부 계열의 학생회에게 동일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은 결코 온당치 않다. 상반기 동안 각종 행사를 진행했던 계열들의 경우, 각 계열의 학술적 역량을 결집시키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기울여왔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보다 효율적인 방법으로 원우들의 연구자적 관심을 끌어들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 흔적들을 엿볼 수 있었다. 그 성과물들이 질적이나 양적인 측면에 있어서 많은 향상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적인 틀 속에서의 목소리들이 너무도 제각각이다. 정작 수년간 첨예한 관심사가 되어왔던 공간의 문제나, 학술 사업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재정의 문제 등에 있어서, 아직까지 일관된 틀이 전혀 마련되고 있지 않다. 이러한 문제의 발생에 있어서의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의 과정이 지나치게 복잡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의사소통 체계는 계열별 학생회 아래에 각과 학생회와 연구회의 2원 체제로 이루어져 있는데, 소규모 계열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조정이 가능하겠지만 한 계열에 10개 이상의 연구회가 난립하는 경우에는 계열에 상당한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연구회와 학생회의 입장이 제각각인 것도 문제이다. 다른 조직들과 달리 대학원의 총학생회는 기본적으로 연구라는 커다란 목표를 항상 곁에 두고 있음을 잊지말아야 함에도, 대학원 내에서의 조직을 학부에서처럼 각 과별 조직으로 분할해놓고 거기에 연구회를 더부살이시키는 현재의 조직구성은 애당초 무덤을 파는 일이었다.
오히려 대학원의 특성상 연구회의 목소리가 현실적으로 거의 유명무실한 과 단위 학생회보다 상위 개념에 있다면, 형식상의 목소리를 지나치게 높여야 할 이유가 존재하지 않음을 인식해 보아야 할 것이다. 거기에 사회계열이나 교육계열, 생자계열 등의 경우에는 기존의 꾸려진 틀 속에서 어느 정도의 정착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인문계열이나 예술계열의 경우에는 자체적인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조직의 구성면에서 전혀 짜임새가 없다. 하나의 조직이 방대하다고 해서 그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에서 인문, 예술 계열에 상재하고 있는 문제점들은 그 조직을 얼마나 구조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가에 어느 정도 해당 계열의 연구역량 결집이라는 학내에서의 생존 목표가 달려있다.

‘연구’라는 목표 잊지말아야
최근에 제기되고 있는 각 계열별 학생회 조직의 문제에 있어서도 각 계열 학생회의 대표 및 간사들이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는 당위적인 의식이 절실히 요구된다. 절차상의 문제에 의해서 상반기에 행사를 치루고도 지원비를 받지 못하는 연구회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은, 물론 그 이전에 각 연구회의 문제를 거론해야 하겠지만, 각 연구회를 총괄하는 계열 학생회에서 근본적인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에도 결과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현재의 계열의 조직 체제는 대학원이라는 특수성을 인식한 상태에서 축소 지향적인 조직을 통한 역량의 결집을 통해 의사소통의 동맥경화 증상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각 계열 조직의 구성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이미 주어진 여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모든 원우들이 다양한 사항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동시에 이들을 최대한 단순화시켜 접근할 수 있는 활로를 마련해야 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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